20대 지적 장애인이 누나 집에서 학대당한 정황이 발견된 가운데 피해자 어머니는 경찰에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감금치상 혐의로 누나 A(25)씨와 그의 남편을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A씨와 매형은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여간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의 한 자택 창고에서 지적 장애인 3급인 20대 남동생을 가둬두고 다리미로 몸을 지지는 등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12시쯤 누나 집에 딸린 창고에서 "살려 달라"는 소리를 들은 이웃이 경찰과 119에 신고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남동생이 말을 듣지 않아 창고에 가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와 장애인 남동생이 함께 살게 된 계기는 남매의 어머니가 최근 재혼을 하면서 누나 A씨가 남동생을 보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동생을 구조한 후 경찰은 남매의 어머니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보호자는 누나이니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며 "알아서 하고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당시 남동생은 얇은 가운만 입은 채 거의 알몸 상태였고, 온몸 곳곳에 화상과 욕창 등 상처가 발견됐다. 또 남동생은 밥을 거의 굶거나 하루에 한 끼만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동생은 전북 임실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다가 전북대병원 정신과 병동에 최근 입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지난해 11월 퇴원해 누나 A씨 집에서 지내 왔다.
한편, 이들 부부는 남동생의 상처에 대해 스스로 자해한 것이라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동생이 자해했다'고 하기엔 상처가 너무 많고 심하다"며 "감금 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