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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이주호, '자율' 내걸고 '교육개혁' 박차…성공할 수 있나?

교육

    돌아온 이주호, '자율' 내걸고 '교육개혁' 박차…성공할 수 있나?

    핵심요약

    이주호 장관 "교육 대전환은 시대적 사명"…'자율' 강조
    교육부, 대학평가서 손떼는 등 대학 규제 대폭 완화…"사후관리 철저해야"
    재정난 겪는 대학 지원에 '초중고 예산' 끌어써…교육계 반발
    '2022 개정 교육과정' 누더기 고시…"국교위, 퇴행 되돌려야"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자사고·외고' 존치시 고교 서열화 가속
    교육계 최대 난제 '유보통합'…양측의 이해관계 첨예

    신년사 하는 이주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신년사 하는 이주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한 지 약 10년 만에 교육 수장 자리로 다시 돌아온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교육 정책은 '자율'로 요약된다. 그는 신년사에서 "교육 대전환은 시대적 사명"이라며 "개인과 조직의 자율과 창의성이 더욱 존중받는 한 해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교과부 장관 시절부터 교육의 자율과 경쟁을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해 9월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교육 주체들에게 자율과 자유를 최대한 허용하는 것이 교육의 바람직한 발전을 빨리 유도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진국에는 우리나라처럼 대학을 교육부의 산하기관처럼 취급하는 나라가 없다"며 대학의 자율성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학이 지역발전의 허브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고등교육은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국가가 (민간을) 잘 지원하고 자율성을 줘야 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교육부, 대학평가서 손떼는 등 대학 규제 대폭 완화…"사후관리 철저해야"

    교육부는 국정과제 점검회의 하루 뒤인 지난달 16일 대학 평가 권한을 내려놓고 학과 신설·통폐합·정원 증원 등에 적용되던 대학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자율성을 확대하는 내용의 '대학규제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나 내년부터 교사(校舍)·교지(校地)·교원·수익용 기본재산 등 '대학설립·운영 4대 요건'이 '설립 기준'과 '운영 기준'으로 나뉘어 학과·정원의 증설·증원, 캠퍼스 위치 변경, 대학간 통·폐합, 건물·토지 임차 등에 대한 '운영 기준'이 대폭 완화된다.
     
    지방대학에서는 결손 인원, 편입학 여석(餘席)을 활용해 분야와 관계없이 새로운 학과를 신설해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된다.
     
    특히 2025년부터는 재정지원의 근거가 되는 대학 평가를 교육부가 직접 하지 않고, 사학진흥재단(재정진단)과 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학교육협의회(기관평가인증)가 대신하게 된다.
     
    대학에 대한 낡은 규제를 없애 4차 산업 혁명·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자율성을 주되, 대학들이 그동안 돈을 유용하는 등의 안 좋은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에 돈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감사 등을 통해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정난 겪는 대학 지원에 '초중고 예산' 끌어써…교육계 반발

    정부는 시도교육청에 배분해 초·중등 교육에 사용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대학에 쓸 수 있도록 했다.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 설치법 등 3개 법안과 함께, 국세 교육세 중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로 지원되는 금액을 제외한 금액'의 50%인 1조 5천억원가량씩을 매년 떼어내, 3년간 한시적으로 대학에 지원하도록 한 올해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야당의 반발로 규모가 정부안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교육계에서는 초·중등 예산을 떼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별도 재원을 마련해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부금에서 끌어쓰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것이다.
     
    숙명여대 송기창 명예교수는 "대학의 자율성에는 '학사·인사·재정의 자율성'이 중요한데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재정의 자율성이 유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정에 관한 자율성의 핵심은 등록금 자율 책정권인데, 등록금 자율 책정권이 박탈된 것이 벌써 14년이나 됐다. 등록금 자율 책정권을 신속하게 대학에 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2천년대 들어 대학 등록금이 가파르게 오르자, 2010년 고등교육법을 정비해 각 대학이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1.5배까지만 등록금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 또는 인하해야 국가장학금 2유형(대학연계지원형)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 사실상 재정지원으로 등록금 동결을 유도해 왔다.
     
    최근 부산 동아대가 재정적 어려움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을 검토하는 등 재정난이 심각한 대학가에서는 등록금 인상 요구가 높지만, 교육부는 내년 총선 등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은 2025년 이후에나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 누더기 고시…"국교위, 퇴행 되돌려야"

    연합뉴스연합뉴스
    자유민주주의를 끼워넣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이 확정·고시되면서, 교육부는 교과서 집필의 기준이 되는 '편찬준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교육부는 이달에 편찬준거를 공개해 교과서 집필이 시작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교과서 출판사들은 편찬준거에 따라 교과서를 집필해야만 검정을 통과할 수 있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 끼워넣기, '성교육 관련' 용어 수정 및 삭제 등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을 빚는 등 누더기가 된 채 새 교육과정이 확정·고시되면서, 앞으로 적지 않은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전교조 관계자는 "개정 교육과정이 무수한 논란 끝에 정권 입맛에 맞게 퇴행했다는 오명을 쓰고 확정됐다"며 "초등학교 1·2학년부터 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24년까지는 아직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국가교육위원회는 논란이 됐던 부분에 대해 수시개정 과정을 밟아서 교육과정 퇴행을 되돌려 놓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자사고·외고' 존치시 고교 서열화 가속

    교육부는 논란이 일고 있는 고교학점제를 예정대로 2025년에 시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는 2022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2025년 고1부터 예정대로 시행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자사고·외고 존치 여부를 포함한 고교체계 개편안을 다음 달에 발표하는데, 존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 내신 성취평가(절대평가)를 주 내용으로 하는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자사고·외고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높아져 고교 서열화와 일반고 황폐화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상대평가인 경우에는 자사고·외고 학생들은 일반고에 비해 내신이 불리하지만 절대평가로 바뀌면 이같은 불이익이 사라져, 중학교 때부터 고교 입시 경쟁이 더욱 과열될 수밖에 없다.
     
    한국교원대 김성천 교수는 "공부 잘하는 학생이 일반고에 갔던 이유는 내신 혜택을 좀 받기 위해서였는데, 내신 절대평가 체제에서는 굳이 일반고에 갈 필요가 없어져, 다시 고교 서열화가 만들어지고, 중학교 때부터 입시 경쟁이 살아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여러 가지 커리큘럼이 잘 운영되는 학교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데,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봤을 때는 특목고·자사고라든지 일반고 중에서도 상위권 명문고가 그런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에 이들 학교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하게 높아질 수가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다만 "고교학점제의 핵심인 성취평가(절대평가) 방식에 대해서는 현장의 수용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다음 달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1학년에 대해서도 2~3학년처럼 내신 A~E등급 절대평가를 할지, 아니면 당초 계획대로 1학년은 9등급 석차 등급(상대평가)을 유지할지 결정된다.
     

    교육계 최대 난제 '유보통합'…양측의 이해관계 첨예

    연합뉴스연합뉴스
    만 3~5세 유아교육을 담당하는 유치원은 '학교'로 분류돼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관할하지만, 만 0~5세 영·유아보육을 맡는 어린이집은 사회복지기관으로 분류돼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관할하고 있다.
     
    정부는 영유아 시기부터 교육의 국가책임제를 강화하기 위해 2025년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 관리하는 유아교육·보육 통합(유보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달에 유보통합추진단을 교육부 산하 조직으로 구성하고, 유보통합 추진 로드맵을 발표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유보통합과 관련해 "유보통합추진단이 안건을 만들면 학부모, 어린이집·유치원 운영자,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유보통합추진위원회에서 최종 심의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보통합은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관할이 나뉘어 있는 등 양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역대 정부에서도 여러 번 시도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교육계 최대 난제로 꼽힌다.
     
    한국교원대 김성천 교수는 유보통합과 관련해 "교육부는 교원자격 체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해서 좀 더 정교하게 고민하고,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에 대한 처우 개선과 역량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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