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 개막일인 7일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축제장 일원에서 관광객들이 얼음낚시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와~! 월척이다"
강원 화천군 화천천 곳곳에서 강태공들의 환호성과 함께 갓 잡혀 올라온 산천어들은 얼음판 위에서 펄떡거리며 화천 산천어 축제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7일 오감이 즐거운 대한민국 대표 겨울 축제 '2023 겨울나라 화천 산천어축제'가 3년 만에 재개됐다.
눈발이 흩날리고 미세먼지로 다소 궂은 날씨였지만 화천읍내로 향하는 길은 평소보다 차량이 크게 늘어 곳곳에서 지정체를 빚었다.
춘천 외곽에서 평소 30여분이면 충분한 거리를 1시간이 넘어서야 도착한 축제 현장. '물반 고기반'이 아닌 겨울 축제에 목말랐던 인파가 몰리며 '사람반 산천어반' 풍경을 연출했다.
얼음 위에서 낚싯대를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고, 무릎을 꿇고 얼음 구멍으로 연신 몸을 숙여대던 관광객들은 어느새 열기에 추위를 잊은 채 두꺼운 겨울 겉옷을 벗어던지고 얼음낚시에 몰입했다.
경기도 광주에서 화천 산천어 축제를 찾은 서지훈(43)씨 가족이 산천어 낚시를 즐기고 있다. 진유정 기자 경기도 광주에서 화천산천어 축제를 찾은 서지훈(43)씨. "5년전 첫째만 태어났을 때 이곳을 왔었는데 오늘은 둘째도 데리고 왔어요. 그동안 코로나19로 오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즐거워요. 생각보다 잘 잡히지는 않지만 벌써 5-6마리를 잡았는데 가족들과 산천어 구이나 회로 먹어볼 생각이예요"
서 씨의 아들 준범, 준후도 흥겨운 모습이다. "산천어가 징그럽기도 하지만 물고기를 잡는 건 처음인데요. 너무 재미있게 놀아서 신발과 양말이 다 젖은 줄도 몰랐어요"
7일 화천 산천어 맨손잡기를 즐기고 있는 관광객. 진유정 기자산천어 맨손 잡기 행사장은 반팔 복장에다 참가자들의 입김이 겹치며 온천 풍경을 방불케했다.
"저보다 더 나이 많으신 분들도 맨손잡기에 도전하는 것을 보고 신청하게 됐어요. 손발이 끊어질 듯할만큼 역시 강원도 물이 차갑네요" 서울에서 온 김미경(50)씨. 물 밖으로 나오자마자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했지만 미소만은 가득했다.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 판매장에도 추위와 허기를 달래려는 관광객들이 긴 줄을 이뤘다.
특히 직접 잡은 산천어를 현장에서 구워주는 '산천어 구이터'는 고소한 산천어구이를 맛보며 축제의 참 맛을 즐기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선등거리는 축제장 주변 도심 거리를 활성화하고자 산천어 모양의 등을 내걸고 불을 밝히는 곳으로 매 주말 교통을 통제하고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를 펼친다. 진유정 기자겨울 해가 유난히 짧은 강원도 화천군. 하지만 밤의 축제는 낮보다 더 아름답다.
축제장에는 산천어 낚시 외에도 얼음위 썰매타기, 실내 얼음조각광장은 물론 주민들이 축제 성공을 위해 직접 제작한 2만 5천 개 산천어등이 불을 밝히는 선등 거리가 화천읍 중심거리를 환하게 수놓고 있기 때문이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국내외 관광객 모두 팔뚝만 한 산천어를 잡으며 평생 '녹지 않는 추억' 을 쌓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겨울축제 중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유일한 '글로벌 육성 축제' 화천 산천어축제는 오는 29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