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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의 기적' 경주 마애불 "500년 만에 다시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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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의 기적' 경주 마애불 "500년 만에 다시 일어선다"

    열암곡 마애불 1430년 규모 6.0 이상 지진에 암벽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
    문화재청·경주시 2025년 목표로 마애불 바로 세우는 프로젝트 추진
    현재 시뮬레이션 연구 진행…축대벽 쌓는 보강 공사 마무리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이 엎어진 채 땅을 바라보고 있다. 경주시 제공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이 엎어진 채 땅을 바라보고 있다. 경주시 제공
    500년 이상 엎어진 채 땅을 보고 있지만 아슬아슬하게 훼손을 피하면서 '5㎝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북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사업이 추진된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2025년을 목표로 열암곡 마애불을 바로 세우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열암곡 마애불은 2007년 5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머리(불두)가 잘린 열암곡 석불좌상 일대를 조사하던 중 우연히 발견했다. 불상을 새긴 바위는 높이 5.6m, 무게는 70~80t에 달한다. 
       불상 콧등이 지면의 바위와 단 5cm 차이로 훼손을 피한 모습. 경주시 제공불상 콧등이 지면의 바위와 단 5cm 차이로 훼손을 피한 모습. 경주시 제공
    이 마애불은 암벽에서 떨어져 추락했는데도 기적처럼 거의 훼손되지 않았고, 콧날과 지면 쪽에 있는 바위의 거리가 단 5㎝에 불과해 '5㎝의 기적'으로 불리며 큰 관심을 끌었다. 
       
    학계는 1430년 경주 일대에서 발생한 규모 6.0 이상의 지진으로 마애불을 새긴 바위가 넘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종실록에는 서기 1430년 9월 13일 경주를 비롯한 경상도 일대에 큰 지진이 일어났다고 적혀 있다. 이 추정이 맞을 경우 마애불은 무려 593년을 버텨낸 것이다.
       
    발견 당시 문화재청은 마애불을 바로 세우는 작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불상이 엎드려 있는 곳의 경사가 40~50도에 달하는 데다 해발 300m가 넘는 산 중턱이어서 크레인 등 장비 동원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잠정 중단했다. 
       불상 콧등이 지면의 바위와 단 5cm 차이로 훼손을 피한 모습. 경주시 제공불상 콧등이 지면의 바위와 단 5cm 차이로 훼손을 피한 모습. 경주시 제공
    엎드린 채 500년 이상 땅을 보고 있는 열암곡 마애불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작업이 추진된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열암곡 마애불을 바로 세우기 위해 작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맡은 '마애불 보존 관리 방안 연구 용역' 결과는 올해 8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마애불 주변에 철망을 설치한 모습. 경주시 제공마애불 주변에 철망을 설치한 모습. 경주시 제공
    앞서 2021년에는 마애불 주변의 지반을 견고하게 다지기 위해 축대벽을 쌓아올리는 보강 공사를 시행했다. 또 산사태나 호우로 바위가 훼손되지 않도록 마애불 주변에 철망을 설치해 훼손 위험성도 줄였다. 
       
    경주시 관계자는 "마애불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불상의 훼손을 막는 일"이라며 "2025년을 목표로 여러 상황을 고려해 차근차근 안전하게 불상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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