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1급 지명수배자인 마피아 두목 마테오 메시나 데나로가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팔레르모에서 체포된 뒤 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이탈리아 검거 1순위 마피아 두목이 도주 30년 만에 체포됐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마피아를 수사했던 검사 등을 살해한 사건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종신형을 선고받은 마피아 두목 마테오 메시나 데나로(60)가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섬에서 체포됐다.
메시나 데나로는 1992년 마피아를 수사하던 검사 2명이 살해된 사건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데나로는 1993년부터 무려 30년 간 도피 행각을 벌인 것이다.
'마지막 대부'로 불리운 그는 영화 '대부'에 묘사된 실제 시칠리아 범죄 집단 '코사 노스트라'의 두목으로 도피 중에도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며 조직을 이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메시나 데나로의 체포로 마피아 수사를 하다 살해된 2명의 검사들도 재조명되고 있다.
마피아의 본고장인 시칠리아 섬의 팔레르모 출신의 조반니 팔코네와 파올로 보르셀리노가 주인공이다.
어려서부터 친구였던 이 둘은 나란히 검사가 됐으며, 서로 의기투합해 그 전까지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았던 마피아를 뿌리 뽑기로 결심했다.
'아바테 조반니 외 706명'이라는 제목의 기소장이 보여주듯 이들의 수사는 끈질겼고 방대했다.
이로써 1986년 2월 10일 팔레르모 지방법원에서는 마피아를 단죄하는 세기의 재판이 시작됐다. 이 재판은 수많은 피고인들에 대해 장기간 진행하다는 뜻의 '막시 재판(Maxiprocesso)'으로 불렸다.
호송되는 마피아 두목 마테오 메시나 데나로(오른쪽). 연합뉴스재판은 1992년 1월 30일 이탈리아 대법원에서 종결됐는데, 결과 기소된 마피아 보스와 조직원 707명 중 476명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재판이 끝나자 마피아는 본성을 드러냈다. 추가 수사 움직임이 있자 암살로 보복에 나선 것이다. 1992년 5월 23일 차량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팔코네 검사가 목숨을 잃었다.
이에 보르셀리노 검사는 눈 깜짝하지 않고 더욱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팔코네가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같은해 7월 19일 보르셀리노 검사도 경호원들과 함께 폭탄 공격을 받고 숨졌다.
마피아는 수사 검사만 제거하면 수사가 잦아들고 여론도 시들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는지는 몰라도 현실은 정반대로 돌아갔다.
시칠리아 당국과 시민들은 마피아를 수사하다 목숨을 잃은 두 검사의 이름을 잊지 않기로 했다. 아예 팔레르모 국제공항을 '팔코네 보르셀리노 국제공항'으로 이름을 바꿔 단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항공편을 이용해 이곳을 오가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두 검사의 이름을 떠올리게 됐고, 이들이 왜 희생됐는지를 저절로 상기하게 된 것이다.
마피아 두목의 체포에 대해 이탈리아 멜로니 총리는 "이것은 국가에 있어서 위대한 승리이며 마피아에 대해 절대로 굴하지 않는다는 자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도 검경에 전화를 걸어 격려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의 형은 1980년 시칠리아 주지자 시절 마피아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