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인천공항 1터미널로 송환, 수원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황진환 기자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와 맞물려 쌍방울과 계열사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향후 주식 거래정지 등 상황 악화를 우려하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쌍방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원(6.51%) 급락한 359원에 마감했다. 계열사들 가운데 코스피 상장사인 비비안 주가도 전장 대비 3.96% 하락했고, 코스닥 상장사인 광림(-7.14%), SBW생명과학(-0.25%) 주가도 일제히 떨어졌다.
쌍방울 주가는 그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 대북 송금 등 그룹 관련 각종 의혹들이 불거지면서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작년 4월 5일 기록한 장중 최고점(1565원)과 현재 종가를 비교하면 낙폭이 77%에 달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큰 손실을 본 주주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 분기보고서 기준 쌍방울의 소액주주는 7만 760명으로, 보유주식 지분율은 86.91%에 달한다. 온라인 쌍방울 종목토론방에선 "(의혹이 사실이라면)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김성태 전 회장의 혐의를 고리로 거래정지와 상장폐지 가능성을 우려하는 글들도 줄을 잇고 있다. 김 전 회장은 2018~2019년 쌍방울이 발행한 전환사채(CB) 200억 원을 거래하면서 관련 내용을 허위 공시하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서울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의 모습. 류영주 기자앞서 2018년 쌍방울이 발행한 CB는 김 전 회장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착한이인베스트란 투자 회사가 매입했고, 이듬해엔 김 전 회장 친인척이나 측근 명의 투자회사들이 매입한 뒤 계열사인 비비안이 전량 사들였다. 이 같은 방식으로 비자금이 조성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는 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해 횡령‧배임 등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공시‧상장규정 등에 따르면 상장사 전‧현직 임직원이 일정 규모(자기자본의 5%‧대규모 법인은 2.5%) 이상의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되면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에 해당해 관련 절차가 진행된다. 해당 혐의를 상장사가 공시를 통해 밝혔을 때도 마찬가지다. 심사 절차 진행 중엔 주식거래는 정지된다.
거래소도 현재 김 전 회장 혐의 내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이날 쌍방울에 김 전 회장의 횡령‧배임, 전환사채 발행 허위공시 혐의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조회공시란 증권의 공정한 거래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소가 상장기업에 주요 경영 사항 또는 그에 준하는 사항의 유무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고, 해당 기업은 이에 응해 공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에 쌍방울은 "당사에서 확인한 바,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의 횡령‧배임 및 전환사채 발행 허위공시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추후 회사와 관련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즉시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하도록 하겠다"고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