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밤 경기 포천시 구리포천고속도로에서 발생한 44중 연쇄추돌 사고현장. 포천소방서 제공지난 15일 경기 포천시 구리포천고속도로에서 발생한 44중 연쇄추돌 사고 원인으로 '블랙아이스'가 꼽히고 있다.
블랙아이스는 눈이나 비가 내린 뒤 갑자기 온도가 떨어지면서 도로에 얼음이 생기는 '결빙' 현상을 말한다. 매연이나 먼지가 함께 얼면서 아스팔트와 비슷한 색을 띠기 때문에 더욱 식별이 어렵다. 새벽이나 저녁 무렵에 고가차도나 다리 위, 터널, 지하차도, 산모퉁이 그늘진 구간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특히 설 당일인 22일을 비롯해 연휴 후반부터 눈 또는 비가 내릴 것이라는 소식과 강추위가 예보되면서 안전 운행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겨울철 결빙 도로에서 사고의 치사율은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결빙(서리·결빙) 교통사고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결빙 교통사고의 치사율(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은 2.47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1.61의 1.5배 수준이다.
2017~2021년간 결빙 교통사고 현황 표. 도로교통공단 제공이 기간 결빙 교통사고는 총 4932건으로 사망자는 122명으로 집계됐으며 결빙 교통사고는 12월과 1월에 집중돼 전체 73.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블랙아이스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미리 감속하는 등 운전자의 선제 예방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권지원 화성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교수는 "(블랙아이스 구간에서) 실제 운전을 해보면 브레이크를 밟고 있어도 차가 계속 밀려 나가 제동거리가 굉장히 길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운전자는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무엇보다 사전에 감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눈이나 비가 온 뒤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면 아침에 블랙아이스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운전자가 인식하고 감속 운전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블랙아이스가 생기기 쉬운 다리나, 터널 주변 등을 지나게 될 경우 예측해 사고를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교수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9조2항에 보면 블랙아이스 현상과 같은 노면이 얼어붙은 경우에는 속도를 50% 감속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블랙아이스 상황이 예상되면 평소 속도보다 절반까지 감속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