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출신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 브라이트. 롯데문화재단 제공 '지브리 뮤즈'로 불리는 일본 출신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 브라이트(본명 유미 나나츠타니)가 4년 만에 국내 무대에 선다. 2월 11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지브리 피아노 트리오 발렌타인 콘서트'를 통해서다.
엘리자베스 브라이트는 최근 CBS노컷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쓴 후 '이제 한국 관람객 앞에서 연주할 기회가 없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슬펐다. 다시 한국 관람객을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쁘다. 행복한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연주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지브리 음악을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해 연주한다. 지브리 스튜디오로부터 연주력과 편곡 실력을 인정받아 공식 연주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2009년 한국에서 발매한 '피아노 지브리' 앨범이 사랑받으며 2016년, 2017년, 2019년 내한공연을 가졌다.
"내한공연할 때마다 한국관객의 한결같은 '지브리 음악' 사랑이 느껴져요. 일본에서는 록이나 팝 콘서트가 아니면 함성 소리를 듣기 어려운데 몇 년 전 한국 공연에서 뜨거운 함성을 받아 놀란 것과 동시에 기뻤죠. 록가수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롯데문화재단 제공 엘리자베스 브라이트는 이번 공연에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중 '언제나 몇번이라도' '치히로의 왈츠', '마녀배달부 키키' 중 '맑은 날에', '천공의 성 라퓨타' 중 '너를 태우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 중 '인생의 회전목마' 등을 연주한다.
그는 "오케스트라 연주로 듣는 지브리 음악이 대형 벽면에 걸린 화려한 유화라면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한 지브리 음악은 자신의 방을 장식하는 아담한 수채화 느낌"이라며 "원곡 한 곡 한 곡의 본질과 핵심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가능한 한 심플하게 연주하겠다. 듣는 이의 마음에 음악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와 퍼커셔니스트 김미연이 함께 한다. "'마녀배달부 키키' 중 '바다가 보이는 거리'는 바이올린 파트를 클래식 음악같은 분위기가 나게끔 편곡했고, '바람의 거리'는 타악기로 신비한 소리를 표현했어요. 발렌타인 데이를 기념해 서프라이즈 곡도 준비했으니 기대해주세요."
지브리 스튜디오와의 인연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지브리의 명곡을 모은 앨범을 피아노 솔로로 작업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피아노 지브리' 앨범을 냈다"고 말했다. 어릴 적부터 지브리 음악 팬이기도 했다. "(지브리 음악은) 심플함이 매력이에요. 특히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 수록곡은 지브리 음악의 힘을 잘 보여주죠. 카운터 테너의 특수한 발성인 가성이 이 영화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딱 맞아요."
직접 연주한 지브리 음악 중에서는 '마녀배달부 키키'의 '따스함에 안겨진다면'을 좋아한다. "영화에 사용되기 전인 10대 무렵부터 자주 듣던 곡이에요. 가사의 첫 소절(커튼을 열고 조용한 햇빛의 따스함에 안겨진다면 분명 눈에 비치는 모든 것은 메시지)부터 마음을 울려요."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지브리 음악 연주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자연을 담은 영상에 피아노 즉흥 연주를 입힌 영상을 유튜브 영상에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많이 시청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