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를 지나가는 버스 창문에 김이 서려있다. 황진환 기자1. 시베리아 찬공기 한반도 뒤덮었다…올겨울 최강한파
시베리아에 쌓여있던 찬공기가 동북아시아로 몰아닥쳤습니다. 중국 최북단 헤이룽장성 모허시의 기온은 영하 53도까지 떨어지면서 기상관측 사상 역대 최저기온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한반도도 시베리아의 찬공기가 뒤덮었습니다. 오늘 아침 전국이 일제히 영하권으로 떨어졌고 서울은 아침에 영하 17도까지 수은주가 내려갔습니다. 중부지방인 청주도 영하 12도, 남쪽의 부산도 영하 4도까지 내려가는, 그야말로 올겨울 최강한파가 시작됐습니다. 여기에 강한 바람까지 겹치면서 서울 등 수도권과 경기 북부, 강원 등지의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아래로 뚝 떨어졌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풍 특보가 내려진 상황이고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에는 대설 경보, 전라도 지방에는 대설 주의보가 발령됐습니다. 해상에는 풍랑주의보도 내려졌는데요. 겨울철에 올 수 있는 기상 악조건이 모두 다 몰린 셈입니다.
추위와 눈피해가 예상되자 행정안전부는 중대본 1단계를 발령하고 제설제 살포 등 눈길 미끄럼 예방 대책과 취약구조물과 취약계층 점검 등을 관계기관에 지시했습니다. 한파경보가 내려진 서울시는 올겨울 처음으로 동파 심각단계를 발령하고 수도계량기 동파 사고에 대응하는 24시간 상황실을 가동했습니다.
2. 한파+강풍+폭설에 제주공항 무더기 결항
23일 오후 제주공항 내 대한항공 대기 카운터에 탑승권을 구하려는 승객들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제주도에는 현재 강풍주의보와 대설주의보, 한파 경보와 주의보가 동시에 발효된 상태입니다. 기상 상황이 불안정한 만큼 대다수의 항공기 운항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한국공항공사는 오늘 제주공항에서 출발 예정이었던 항공편 234편 가운데 162편의 결항이 선제적으로 결정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항공편을 이용하려 했던 3만여명 승객의 발이 묶였습니다. 공항공사와 제주지방항공청은 혼란에 대비해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공항에 승객을 위한 안내요원도 추가 투입했습니다. 제주 외에도 대구, 울산, 무안, 여수 공항 등에 강풍 특보 등이 발효돼 항공기 정상 운항이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동해와 서해, 남해 지역에 풍랑 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제주와 목포, 진도, 완도, 여수 등을 잇는 8개 노선의 여객선 결항도 예고됐습니다.
한편 설 연휴 마지막날인 오늘 주요 고속도로 흐름은 평소 주말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도로공사는 귀경 방향 정체가 오전 10시쯤부터 시작돼 오후 3시쯤 절정에 달한 뒤 밤 11시쯤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눈과 한파 등으로 도로가 미끄러울 것으로 예상돼 안전운전이 필요합니다.
3. LA카운티 총기난사…70대 노인의 범행
연합뉴스 현지시간 토요일 밤 LA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사건 현장에서 10명이 숨진데 이어 오늘 희생자가 1명 추가됐습니다. 지금도 중상자는 3명입니다. 범인은 아시안계 밀집지역의 댄스장에 들어가 총을 난사한 뒤 인근의 또 다른 댄스장으로 이동해 2차 범행을 시도했습니다. 다행히 두 번째 댄스장 주인이 범인과 격투 끝에 총을 빼앗아 더 큰 화를 막았습니다. 다음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범인은 20년 전부터 이곳 댄스장을 출입했다고 합니다. 부인과도 이 곳에서 만나 결혼까지 했지만 2006년 이혼했습니다. 지인들은 그가 화를 잘 냈고, 사람들을 잘 믿지 않는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여자 문제가 발단이 돼 사건이 일어났다는 언론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계인 범인의 나이는 72세. 대량살상을 낳은 총기사건 범인의 나이로는 아주 많은 나이입니다.
미국에선 최근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교실에서 담임교사에 총을 쏜 일도 있었습니다. 나이, 인종을 불문하고 더 일상화되는 총기범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 재발 방지를 지시했지만, 과연 이번에는 달라질 게 있을지는 회의적입니다.
4. 尹, 관계개선 구애 속 日 '고자세'…10년 연속 '독도=일본 땅' 망언
연합뉴스윤석열 정권이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일본이 10년 연속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어제(2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의회에서 연설을 통해 "중요한 이웃 나라인 한국과는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우호 협력 관계를 토대로 한일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긴밀히 의사소통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의지에 화답하는 모양새였는데요. 하지만 곧바로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기시다 총리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발언을 한 것인데요. 기시다 총리가 외무상이던 2014년부터 10년 연속 독도 망언을 이어간 것입니다. 앞서 그제(22일)에는 일제강점기 조선인의 강제징용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다시 신청했습니다.
우리 외교부는 독도 망언에 대해 항의하고 즉각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또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시도에 대해선 주한 일본 대사대리를 초치해 항의했습니다. 하지만 외교부는 별도의 논평을 냈는데, 작년 '성명'에서 올해 '논평'으로 수위를 낮췄고 '강한 유감' 대신 '유감'으로 표현했습니다. 일본을 향한 윤석열 정부의 구애 속에 일본은 고자세를 고수하는 모양새입니다.
5. 지원자 0명인 학과까지…지방대 신입생 미달 속출
연합뉴스
학령 인구가 줄면서 지방대를 중심으로 신입생 모집 미달 사태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엔 대학 진학 인구가 사상 최저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방대가 존폐 위기에 몰리고 있습니다.올해 대입 수시모집에서 경쟁률이 6대 1을 넘지 않는 4년제 대학은 96곳으로 이 가운데 지방대는 절반을 훌쩍 넘는 77곳입니다. 수시 미등록 비율도 수도권 대학 3퍼센트에 비해, 지방대는 무려 18.6퍼센트에 달합니다. 정시 모집에서도 사실상 충원 미달인 경쟁률 3대 1 미만인 대학은 전국 68곳 중 87퍼센트가 지방대입니다. 특히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학과는 26곳으로 경북 10곳, 경남 4곳 등 모두 지방 대학의 학과들입니다.
내년엔 대학 신입생 충원난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부가 집계한 올해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는 사상 처음 40만 명 아래로 떨어진 39만 8천여 명으로 지방대를 중심으로 역대급 신입생 미달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방대들은 장학금과 기숙사 혜택 등을 내걸며 각개전투로 신입생 모시기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정원 미달 위기를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지방대의 위기가 개별 대학의 존폐를 넘어 지방 인구 소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수도권 대학을 포함한 전국 단위의 정원 조정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방대학들은 호소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