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의 핵무장 언급이 미국 조야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 언급을 포퓰리즘 관점에서 분석한 글이 나와 관심을 끈다.
스테판 헤르쪼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연구원과 로렌 수킨 런던 정경대 교수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카네기국제평화기금'에 올린 의견 글에서 윤 대통령의 핵무장 발언의 배경과 영향 등을 분석했다.
이들은 "작년 한국의 여론조사에서 71%가 독자적인 핵무장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한국의 '핵 포퓰리즘(nuclear populism)' 관점에서 해석했다.
이들은 이에 더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증가, 중국의 핵무장 강화,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국 최초의 포퓰리스트 대통령(the country's first populist president)인 윤 대통령이 그 국가 안보카드를 휘두르게 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두 사람은 "한국에서 핵무기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부분적으로 미국으로부터 한국의 독립성을 높이려는 민족주의적 열망에서 비롯된다"며 "민족주의와 반미감정이 독자적 핵무기 지지자들 사이에서 만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민족주의 지도자들이 (핵) 폭탄을 추구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이 국내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믿는 또 다른 이유로 "작년 대선 때 그의 대북 강경 노선에 대한 보수 진영의 열광적 반응"을 들었다.
그러면서 이는 대북 화해를 추구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자들은 윤 대통령이 현재로서는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고 했지만 북한의 대응에 따라서는 핵무장이 장기적으로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그러나 이들은 한국이 핵무장을 할 경우 국제사회는 물론 한국에도 엄청난 비용이 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선 "한국이 핵무기 개발을 위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는 경우 핵 관련 재료와 기술을 외국에 반납해야 한다"며 "그 결과는 한국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이 핵연료와 에너지 협력의 해외 의존도가 높고, 2036년까지 전력의 34.6%를 원자력에 의존하는 환경에서 NPT를 탈퇴하는 것은 국제 핵 협력의 종말을 의미하며, 이는 한국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다시 정치인(윤 대통령)의 대중적인 지지를 잃게 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들은 한국의 핵무장이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서도 △북한과 중국의 한국 핵무기 개발 저지를 위한 선제공격 가능성 △군비 경쟁 격화 △북한의 핵무기 사용 압박 증대 등을 꼽았다.
저자들은 끝으로 한국이 핵무기 요구는 근본적으로는 한국의 자기방어에 대한 요구라면서 미국의 대응을 촉구했다.
미국이 동아시아 안정을 위한 노력을 배가할 것임을 한국에 확신시켜주는 동시에 핵무기 개발은 좋은 결말이 아님을 한국에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미동맹의 미래는 후원자와 보호자가 아닌 동등한 동반자 관계여야 한다"며 "한국의 안보 문제를 해결하고 심화된 핵 포퓰리즘을 막기 위해서는 미국이 어떻게 한국을 방어할 것인지를 설명하는 보다 일상적인 양자 핵 협의와 구체적인 약속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