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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주저하던 민주당, 1인 시위·농성 '속도' 왜?

국회/정당

    '김건희 특검' 주저하던 민주당, 1인 시위·농성 '속도' 왜?

    핵심요약

    주가조작 진상조사 TF 1차 회의 "김건희 특검해야"
    사흘 전 "현실적으로 어려워" 입장에서 급반전
    이재명 소환 이어지면서 특검 요구 목소리 커져
    당내 여론조사서도 특검 찬성 여론 과반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진상조사 TF 1차 공개회의에서 박홍근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진상조사 TF 1차 공개회의에서 박홍근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그동안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관련 특검 추진을 머뭇거렸던 더불어민주당이 돌연 1인 시위와 농성까지 벌이는 등 대여(對與) 투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이어지는 이재명 대표의 검찰 소환조사가 민주당의 급격한 기류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TF "김건희 특검해야"…사흘 전엔 "현실적으로 어려워"


    민주당은 1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열고 김 여사를 겨냥한 특검 추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회의에서 박홍근 원내대표는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도이치모터스에 이어 우리기술 주식과 관련된 새로운 정황과 의혹이 나왔지만, 윤석열 정부 검찰은 이를 철저히 뭉개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특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법치는 오직 야당과 전 정부 인사에게만 통하는 고장 난 거울"이라며 "윤 대통령의 특수본 검사 시절 방식이라면 김 여사에 대한 의혹들을 특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당내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 박범계 의원과 공동위원장 박찬대 의원은 국회 로비에서 특검 촉구를 위한 1인 릴레이 시위도 벌였다. 이들은 "대통령실 말대로 주가조작 의혹이 허위사실이라면 김 여사가 파티장이 아니라 검찰청에 출두해 수사에 철저히 협조하겠다고 밝혀라"며 특검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당내 초선 강경파 모임 '처럼회' 소속 의원 40여명은 밤샘 농성 토론을 진행했다.

    당은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에 대해서도 주가조작 정황이 의심되는 녹취록이 공개된 점을 들어 고발 조치를 할 예정이다. 박 원내대표는 "별도 고발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저희는 고발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최종 검토 후 법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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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민주당은 불과 사흘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 여사 특검에 대해 주저하는 모양새였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특검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실론 자체로는 조금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법적 구성요건을 따져야 하고 여론 지형이 유리해질 때까지 상황을 봐야 한다는 취지였다.

    특검법안이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가, 국회 문턱을 넘었다고 하더라도 현행법상 법사위원장이 탄핵 소추위원을 맡기 때문이다. 또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을 기각할 경우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위험 부담도 크다.

    이재명 소환 이후 '반전'…당 여론조사 과반이 '특검해야'


    그럼에도 당이 사흘 만에 김 여사 특검에 강경 태도로 돌아선 배경에는, 최근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에 따른 반발 여론이 격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 관련으로 소환조사를 받은 이 대표는 검찰과 3차 출석 날짜를 협의하고 있다. 조사를 받은 후 이 대표는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으로 생각하고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호소했다. 이를 두고 '정권에 탄압받는 야당' 프레임을 통해 '언더독' 효과를 봤다는 해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윤창원 기자
    원내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왜 이 대표 검찰 조사 시기를 전후로 김 여사 특검을 추진하지 않는 거냐는 성토의 목소리가 현장으로부터 많이 전달됐다"며 "특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지지자들의 이 정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직무를 유기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오히려 국민의힘에게 정치적 부담을 지울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제1야당 대표 소환이라는 상황에 맞대응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김 여사 특검 추진의 이유로 꼽힌다. 민주당이 현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정국의 흐름을 뒤바꾸기 위해선 김 여사를 겨냥해야 한다는 정무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소속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검찰과 홀로 싸우고 있는데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만한 카드가 그렇게 많지 않다"며 "김 여사 의혹을 살펴보니 증거도 상당하고 정황도 의심스러워 충분히 특검을 밀어붙여도 될 것 같다는 분위기"라고 특검 추진에 힘을 실었다.

    여기에 대통령실이 김 여사에 대한 추가 주가 조작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의원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하면서 당내 여론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민주당은 오는 3일 대통령실을 무고죄로 맞고발하겠다며 맞섰다.

    최근 민주당 내부 자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내에서 김 여사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훌쩍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깜짝 놀랄 정도로 (김 여사 특검) 찬성률이 높았다"며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공판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과 정황이 많이 드러났고, 오는 10일이 (권 전 회장의) 1심 선고기일인데 그 결과에 따라 파장이 달라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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