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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압송된 김성태 심복은 쌍방울 100억 CB 사들인 유령회사 대표

법조

    [단독]압송된 김성태 심복은 쌍방울 100억 CB 사들인 유령회사 대표

    7일 캄보디아서 국내로 송환된 박모씨
    김성태 해외 도피 중 수행비서 역할
    쌍방울 CB 100억 사들인 유령회사
    金 실소유 착한이인베스트 대표도
    대표이사 대여금 70억원 행방 불분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자금 배후로 지목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해외도피를 현지에서 도운 수행비서 박모 씨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해외도피를 현지에서 도운 수행비서 박모 씨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국외 도피 중 수행비서 역할을 했던 박모씨가 7일 국내로 송환됐다. 박씨는 김 전 회장이 소유한 투자사 착한이인베스트의 명목상 대표를 맡은 인물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착한이인베스트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서 핵심 자금 배후로 지목된 회사인 만큼, 박씨의 귀국으로 관련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는 이날 오전 7시 30분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수원지검으로 곧바로 압송됐다. 박씨는 지난해 5월 말 김 전 회장과 함께 해외로 도피해 김 전 회장의 도주 생활을 도우며 '수행비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지난달 10일 태국에서 김 전 회장이 붙잡히자 김 전 회장이 사용하던 휴대전화 여러 대와 서류 뭉치, 돈다발 등이 담긴 가방을 들고 캄보디아로 도주를 시도하다 캄보디아 경찰에 붙잡혔다고 한다.

    그는 2010년 김 전 회장이 특수목적법인(SPC) 레드티그리스를 이용해 쌍방울을 인수할 당시 법인 대표를 맡아 지분 40%를 위탁받을 정도로 김 전 회장과 가까운 인물로 파악됐다. 

    특히 김 전 회장이 실소유한 착한이인베스트라는 페이퍼컴퍼니의 사장도 맡았다고 한다. 착한이인베스트는 설립 2개월 만인 2018년 11월 쌍방울이 발행한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전량 사들인 곳이다.

    착한이인베스트는 2020년 2월부터 사들인 CB 전부를 주식으로 전환해 순차적으로 매각했다. 이런 수상한 내부 거래로 10억원 이상의 차액을 남겼다. 착한이인베스트는 대표이사에게 약 70억원의 단기대여금을 지급했는데 이 돈의 행방은 지금도 불분명하다. 

    아울러 착한이인베스트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박영수 전 특검 인척에게 전달된 109억원 중 일부 자금의 종착지로도 의심받고 있다.

    착한이인베스트의 자금 흐름을 쫓아가면 김 전 회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배상윤 회장의 KH그룹이 나온다. 그룹 계열사인 KH E&T와 장원테크가 이 회사에 빌려준 돈이 50억원에 이른다. 착한이인베스트의 쌍방울 CB 인수 대금 중 50억원이 KH그룹에서 나온 셈이다.

    검찰은 착한이인베스트가 김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이용됐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만큼, 귀국한 박씨와 앞서 송환된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용처가 불분명한 자금 흐름을 추적할 방침이다.

    이른바 '수사기밀 유출' 사태의 중심에도 착한이인베스트가 있다. 지난해 수원지검에서 쌍방울 측으로 넘어간 수사기밀 자료 중 착한이인베스트의 계좌 압수수색 영장이 포함된 것이다.

    류영주 기자류영주 기자
    쌍방울의 수백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를 수사하며 자금 추적에 나섰던 검찰로서는 당시 핵심 기밀자료인 계좌 영장 유출은 뼈아픈 대목이었다. 이후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에 차질을 빚던 수원지검은 새롭게 제기된 '쌍방울·경기도·아태협 대북 커넥션 의혹'으로 수사 방향을 틀어 성과를 냈다.

    한편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쌍방울 전 재경총괄본부장 김모씨가 제기한 송환 거부 소송도 이날(7일) 태국 현지에서 열린다. 김 전 본부장은 김 전 회장의 매제로 쌍방울 자금 전반을 관리한 인물로 알려졌다. 소송 절차가 조속히 마무리되면 김씨가 이달 안에 국내로 송환될 가능성도 있다. 

    두 사람이 김 전 회장의 개인 비자금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조성된 자금 흐름에 밝은 심복인 만큼, 검찰이 이들의 신병을 연달아 확보하면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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