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 노조원이 국정원 직원을 잡고 있는 모습. 이형탁 기자금속노조 경남지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직원이 기자를 사칭했다는 노조와 현장 기자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경남본부에 따르면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23일 오전 8시 30분쯤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수사를 위해 경남 창원에 있는 민주노총 경남본부 내 금속노조 경남지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금속노조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가운데 오전 10시 30분 기존에 예정됐던 민주본부 건물 앞에서 정부 규탄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제는 국정원 한 직원이 해당 기자회견에 있는 데서 발생했다. 한 노조원 간부는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하고 있는 듯 모습에 "기자인가"라고 물었고 국정원 직원 A씨는 "그렇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A씨가 자신이 직접 '기자'라고 얘기했다는 현장 기자들의 증언도 나왔다.
노조원은 A씨에게 기자증을 보여달라고 재차 신원 확인을 요구하자 A씨는 이를 거부하며 현장을 이탈하려 했다. 노조원이 이에 A씨를 붙잡고 신원을 밝히라고 재차 요구했다.
당시 경찰이라는 주장도 나왔지만 A씨는 끝까지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결국 노조원들이 A씨가 들고 있던 단말기와 가방, 신분증 등을 빼앗아 국가정보원 자켓 등을 통해 국정원 직원임을 확인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노조에게 폭행을 당해 가벼운 부상을 입기도 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A씨는 현장 촬영은 하지 않았고 사람들이 몰려와 당황해서 기자라고 말했다고 한다"며 "A씨는 부상으로 병원에 다녀왔다"고 밝혔다.
경남지역 기자들은 이에 국정원 직원의 기자 사칭과 관련해 국정원에 공식적으로 항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