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 중인 황영웅. '불타는 트롯맨' 공식 인스타그램트로트 오디션 시리즈를 대성공시켜 열풍을 일으킨 서혜진 PD의 신작 MBN '불타는 트롯맨'이 결승 진출자 황영웅을 둘러싼 여러 의혹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황영웅의 전과 사실이 드러났지만 본인도, 제작진도 '하차'를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황영웅에 관한 의혹 제기는 한 유튜버로부터 시작됐다. 황영웅이 학창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였으며 상해 전과도 가지고 있다는 제보를 전했다. 황영웅은 '불타는 트롯맨'에서 준결승전 1위로 결승에 진출한 후보이자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출연자여서 후폭풍이 컸다.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은 오디션 당시 참여를 원하는 이들의 동의를 얻어 결격 사유 여부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서약서를 받는 등 내부 절차를 거쳐 모집했다고 지난 23일 해명했다. 제작진은 황영웅 역시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참가했고, "다른 참가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꿈을 위해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으로 많은 이에게 울림을 주었"다며 "갑작스레 불거진 논란이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침묵을 지키던 황영웅은 지난 25일에서야 공식입장을 내고 "본인의 부족함과 잘못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과거에 있던 일들을 돌아보며 후회하고 반성해왔다"라며 "비록 과거의 잘못이 무거우나 새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이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 "방송 녹화를 하면서 매 순간 두려움과 고통 속에서 있었다" "지금 이 순간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다" 등 과거 본인이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괴로워했다는 점을 여러 차례 언급한 황영웅은 그러나 '하차'는 결코 입에 올리지 않았다. 오히려 "부디 다시 얻은 노래하는 삶을 통해서 사회의 좋은 구성원이 되어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라고 읍소했다.
황영웅은 오는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동안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불타는 트롯맨' 전국 투어 콘서트-서울 공연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다. 쇼플레이 제공"한 개인의 과거사를 세세하게 파헤치고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라고 한발 물러서던 제작진도 황영웅의 입장 표명 이후, 그가 2016년(당시 22세) 검찰 약식 기소에 의한 벌금 50만 원 처분받았다고 알렸다.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입장 정리가 늦어"졌다면서도 제작진은 '최소의 정보'만을 공개했다. 하다못해 벌금형의 혐의조차 명시하지 않고, "제기된 사안"이라고만 언급했다. 이는 황영웅도 마찬가지였다. "부족함" "잘못" "상처를 입히게 된 것" "불편" "피해"라는 다양한 표현을 동원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가해를 저질렀는지 밝히지 않았다.
제작진은 학교폭력 가해, 데이트 폭행 등 다른 의혹에는 이렇다 할 입장이 없었다. "제기된 내용에 있어서 서로 다른 사실이 있음도 확인"했다면서, 어떤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 설명하지 않았다.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하느라 시간이 걸렸다는 해명이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게다가 "억울한 부분도 있을 것으로 생각도 된다"라며 불필요한 사족을 달았다. 피해자를 향한 조심성은 결여돼 있었으나, 황영웅이 처한 '억울한 상황'에는 세심히 신경을 기울였다.
'불타는 트롯맨'은 TV조선에서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시리즈를 연달아 흥행시킨 서혜진 PD가 직접 제작사를 차려 새로 만든 트로트 프로그램이다. 2년 전 '미스트롯2' 방영 당시 출연 중이던 진달래는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했다. 하지만 전과가 확인되고 학교폭력을 포함한 불미스러운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는 황영웅은 할머니와 어머니를 운운하는 감정적 호소에 기대 여전히 프로그램에 남아있다.
출연자가 '자진 하차'를 거부한다면 제작진의 판단으로 '퇴출'할 수도 있다.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은 그러지 않고 있다. 시청자들로부터 황영웅 하차 요구가 나오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이 계속되는 비판 여론 속에서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결격 사유가 있는지 확인하고 서약서를 받는 과정을 거칠 만큼 출연자 검증에 애썼다는 제작진은, 결과적으로 제작진과 시청자를 속인 황영웅에게는 왜 이렇게까지 너그러울까. 누구를, 무엇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