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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노컷체크]밥맛 좋은 신동진 벼, 갑자기 퇴출…왜?

    CBS 주말 뉴스쇼 모아모아 팩트체크

    ■ 방송 : CBS 라디오 <주말 뉴스쇼> FM 98.1 (07:00~08:55)
    ■ 진행 : 조태임 앵커
    ■ 대담 : 선정수 (뉴스톱 기자)

    대표 쌀 '신동진 벼' 퇴출 계획…일단 2026년으로 유예
    신동진 벼 좋다고 지금까지 농사지었는데…갑자기 퇴출 왜?
    수확량 많은 신동진 벼 대신, 적은 생산 '참동진'벼 추진
    남아도는 쌀, 정부 수매도 한계…고육지책

    ◇조태임 > 한 주를 팩트체크로 정리하는 모아모아 팩트체크입니다. 오늘도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 선정수 기자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주제를 준비했나요?
     
    ◆ 선정수 > 국회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여야간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남아도는 쌀을 줄이기 위해 '쌀 적정 생산대책'을 발표했고요. 밥맛 좋기로 소문난 '신동진 벼'를 퇴출시키려 하다가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등 갈팡질팡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쌀 정책에 관한 팩트체크를 준비해봤습니다.
     
    전국농민총연맹(전농) 회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양곡관리법 처리 촉구' 집회를 갖고 있다. 황진환 기자전국농민총연맹(전농) 회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양곡관리법 처리 촉구' 집회를 갖고 있다. 황진환 기자
    ◇조태임 > 신동진 벼에 대해 먼저 알아볼까요? 벼 품종인 것 같은데. 이 신동진 벼로 만든 신동진쌀. 어떻습니까.
     
    ◆ 선정수 > 네 저희 집에서 자주 시켜먹는 쌀입니다. 쌀알이 다른 품종보다 굵어서 씹히는 맛이 좋다고 하는데요. 새로 지은 밥이면 다 맛있지만 왠지 더 맛있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서 많이 사 먹습니다. 신동진 벼는 농촌진흥청이 1992년부터 8년 동안 연구 개발한 품종입니다.
     
    밥맛이 좋고 수확량(596kg/10a)이 많아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품종이기도 하지요. 전라북도는 2022년 기준 전체 벼 재배면적의 53%를 이 신동진 벼가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태임 > 그런데 정부는 이 신동진 벼를 퇴출시키려고 했어요. 이유는 뭔가요?
     
    ◆ 선정수 > 생산량이 많다는 게 이유입니다. 식생활 변화로 인해 육류 섭취량이 늘어나고 쌀 소비량이 줄어들어들었는데요. 이로 인해 쌀 재고가 많아지고 쌀값은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수확량이 많은 품종은 2024년부터 공공비축미 매입을 제한하고 2025년부터는 정부 보급종 공급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정부 보급종이란 종자검사규격에 합격한 정부 보증종자로 품종 고유특성이 잘 나타나고 품종 순도가 높은 특징이 있습니다. 질 좋은 쌀을 키워내기 위해 정부가 품질을 보증하는 볍씨인 셈이죠. 사실상 신동진 벼를 퇴출시키겠다는 건데요.
     
    ◇조태임 > 그럼 이 신동진 벼를 재배하는 농민들은 반발이 심하겠는데요.
     
    ◆ 선정수 > 그렇습니다. 신동진 벼를 많이 재배하는 전북 지역에서 반발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전북도의회는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정책을 철회하거나 최소한 유예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전북도의회는 "신동진벼의 가치와 우수성은 이미 입증되었는데, 정부가 대한민국 주력 쌀 품종을 하루아침에 바꾸겠다는 것은 그동안 쌓아온 신동진벼의 브랜드 가치와 시간과 노력, 투입된 예산을 모두 뒤엎고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습니다.
     
    전라북도는 신동진벼를 전북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행정과 농민, 농협이 적극 노력해 왔으며 무엇보다 소비자에게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관한 고품질브랜드쌀 경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게 전북도의회의 시각입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조태임 > 정부 반응은 어떻습니까?
     
    ◆ 선정수 > 워낙 반발이 심했고, 정부 정책이 전격적으로 시행되는 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9일 발표한 쌀 적정생산 대책을 통해 신동진 벼 퇴출 시기를 2026년으로 유예했습니다. 시험하고 준비할 시간을 준 거죠.
     
    ◇조태임 > 쌀이 많이 남아돌아서 비용이 많이 드니까 생산량을 좀 줄여보겠다. 이런 계획인 것 같은데요.
     
    ◆ 선정수 > 정부는 신동진 벼 대신에 '참동진' 벼를 보급하려고 합니다. '참동진'은 '신동진'과 쌀알 크기가 같고 밥맛이 좋다는 장점은 그대로이지만, 벼흰잎마름병, 이삭도열병에는 강한 저항성 벼라고 합니다.
     
    재배 적응지역은 전라남북도 평야지와 서남부 해안지입니다. 병충해에 강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확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논리인데요. 이 참동진 벼 수확량이 신동진 벼 수확량보다 많게 나타나고 있어서 농민들의 빈축을 샀습니다.
     
    ◇조태임 > 수확량 줄이겠다고 새로운 품종을 보급하는데 이게 지금 재배하고 있는 것보다 수확량이 더 많다. 좀 이상한데요.
     
    ◆ 선정수 > 농촌진흥청이 내놓은 '참동진 벼' 홍보자료를 보면 참동진 벼의 수확량은 10a 당 540kg으로 신동진(536kg/10a)보다 많았습니다. 신동진의 수확량이 많아서 공공비축 명단에서 제외시키겠다는 정부가 신동진보다 더 수확량이 많은 품종을 권장하는 이상한 상황인데요.
     
    여기에 대해서 직접 물어봤는데요. "농촌진흥청의 품종정보를 기준으로 책정된 수치"라면서도 "전북 지역의 의견 제시를 바탕으로 공공비축미 매입 제한 품목 선정을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신동진벼 퇴출은 유예가 됐고요.
     
    ◇조태임 > 생각해보면 밥맛 좋은 쌀을 단위 면적당 많이 생산해내는 품종이 경제적으로 가치가 높을 것 같은데요. 오히려 퇴출 대상이 되는 상황이에요.
     
    쌀 소비량 도대체 얼마나 줄었습니까?
     
    ◆ 선정수 > 통계청은 지난 1월 2022년 쌀 소비량(윗 그림 참조)을 발표했습니다. 2022 양곡연도(2021년 11월~2022년 10월)기준 우리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6.7㎏으로 전년보다 0.4%(0.2㎏) 감소했습니다. 1970년에는 136.4KG이었습니다.
     
    1일 1인당 쌀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1970년에는 373g 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55g 그쳤습니다. 보통 밥 한 공기에 들어가는 쌀 양을 100g으로 계산하니까. 지난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에 밥 한 공기 반 정도 먹은 셈이죠.
     
    ◇조태임 > 70년대에는 하루에 쌀밥 네 공기 가까이 먹었는데 지금은 한공기 반으로 줄었네요.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는데요. 소비량이 줄면 생산량도 줄어들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 선정수 > 네 모든 상품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따르죠.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이 쌀은 주식이잖아요. 없으면 삶을 유지할 수 없는… 게다가 우리나라는 정전 상태로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나라이고요.
     
    그래서 우리나라 정부는 쌀을 수매해 비축하는 공공비축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추곡수매제도 있었고 나이드신 분들은 정부미라는 말도 익숙하실 텐데요. 정부가 나랏돈으로 쌀을 사들였다가 유사시에 공급하는 거죠. 재난 상황이 되면 배급제를 실시하기도 하구요. 대흉년이 들어 시장에 쌀이 부족하면 정부가 공급하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요. 소비량이 줄어도 정부가 사들이니까 가격이 소비량이 줄어든 만큼 떨어지지 않죠.
     
    여기에다가 지금 농촌 인구가 굉장히 고령화된 상태인데요. 쌀 농사가 가장 짓기 쉽기 때문에 다른 작물로 전환되지 않는 겁니다. 쌀농사는 기계화율이 99.3%인데요. 고추 48%, 양파 66%, 마늘 62%, 배추 55%, 무 60%, 콩 감자 고구마가 70% 정도 됩니다. 아무리 보조금을 주면서 다른 작물 지으라고 해도 엄두가 안 나는 거죠.

    전북도의회 '신동진벼 비축미 매입 제한' 철회 촉구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전북 대표 쌀 품종인 신동진 벼가 공공비축미 매입대상에서 제한되자 전북도의회 나인권 농산경제위원장 등 도의원 9명이 27일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입 제한 및 보급종 공급 중단 계획의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23.2.27     sollenso@yna.co.kr (끝)   연합뉴스전북도의회 '신동진벼 비축미 매입 제한' 철회 촉구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전북 대표 쌀 품종인 신동진 벼가 공공비축미 매입대상에서 제한되자 전북도의회 나인권 농산경제위원장 등 도의원 9명이 27일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입 제한 및 보급종 공급 중단 계획의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23.2.27 sollenso@yna.co.kr (끝) 연합뉴스


     
    ◇조태임 > 네 그런데 정부는 쌀이 너무 많이 남아서 줄여야 된다. 재정에 부담이 된다 이런 입장이잖아요. 쌀을 사들이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 선정수 > 지난해 정부는 쌀 45만톤을 수매했는데요. 1조691억원의 예산을 사용했습니다. 농식품부 전체예산이 17조원 정도인데요. 재작년이죠 2021년 풍년이 들면서 지난해 쌀값이 연초에는 20kg 당 5만889원 하던 게 9월말에는 2만393원까지 떨어졌거든요. 그래서 정부가 사상 최대규모인 45만톤 시장격리를 추진했구요.
     
    쌀값이 10월 초 46,994원/20kg까지 회복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농가와 미곡종합처리장(RPC)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죠. 그래서 정부는 쌀 생산 면적을 줄이고 쌀 생산량을 줄이려고 하는 겁니다.
     
    ◇조태임 > 농민과 민주당은 지난해 시장격리 조치가 늦었기 때문에 쌀 값 폭락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죠. 그 연장선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 선정수 > 민주당이 제안한 양곡관리법 수정안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이거나 수확기 쌀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경우 정부의 쌀 매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입니다.
     
    기존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수확기 쌀값이 전년 대비 5% 이상 하락하면 정부의 쌀 매입을 의무화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현행법은 정부 판단하에 초과 생산량을 수매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데 민주당안은 초과생산량에 대한 매수를 의무화하고 있다는 점이 달라진 내용입니다.
     
    ◇조태임 > 정부는 초과생산량을 의무적으로 수매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죠?
     
    ◆ 선정수 > 네 정부는 의무 매입 조항이 있는 한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건의한다는 입장입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만약 이 법(양곡법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지금 논 82만 ㏊ 가운데 콩·밀 등 다른 작물을 심던 9만 ㏊조차 다 벼로 전환된다"고 주장합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본회의 부의의 건'의 무기명 투표에 앞서 집단 퇴장해 빈자리가 보이고 있다.  이날 양곡관리법 개정안 본회의 부의의 건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불참 속에 재석 의원 165인 중 찬성 157인, 반대 6인, 무효 2인으로 가결됐다. 윤창원 기자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본회의 부의의 건'의 무기명 투표에 앞서 집단 퇴장해 빈자리가 보이고 있다. 이날 양곡관리법 개정안 본회의 부의의 건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불참 속에 재석 의원 165인 중 찬성 157인, 반대 6인, 무효 2인으로 가결됐다. 윤창원 기자
     
    초과생산량 의무수매는 농민들에게 정부가 남는 벼를 다 사들인다는 메시지를 줘 작물 다각화 시도를 무력화한다는 취지입니다. 논에 콩이나 밀 등 다른 작물을 심도록 유도해 낮은 식량 자급률을 높여야 하는데 남는 벼 다 사들이면 다른 작물을 심을 이유가 없어진다는 거죠.
     
    ◇조태임 > 민주당은 3월 본회의 통과를 벼르고 있는데 입법 전망은 어떻습니까?
     
    ◆ 선정수 >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로 한 차례 절충안이 마련됐지만, 여당이 이마저도 외면하면서 처리가 불발됐습니다. 김 의장은 지난달 27일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을 상정조차 하지 않으며 여야의 합의를 촉구했는데요. 만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3월 임시국회의 첫 번째 본회의에서 민주당의 수정안으로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한 상태입니다. 말씀 드린대로 정부와 여당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다는 입장이죠.
     
    ◇조태임 > 양쪽 주장 다 입장이 잇어서 어려운 문제인듯해요. 결국은 양쪽 다 궁극적으론 식량안보, 식량 주권을 지키기 위한 것일텐데, 잘 해결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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