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표정의 이강철 감독. 연합뉴스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실낱 희망을 살리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3차전 체코와 경기를 치른다. 연이틀 호주와 일본에 일격을 당한 가운데 하루 휴식을 취하고 반등에 나선다.
먼저 라인업에 큰 변화가 있다. 줄곧 리드오프로 나섰던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가 9번 타순으로 이동했고, 박건우(NC)가 대신 1번 타순을 맡는다. 1루 수비를 맡던 박병호(kt)는 지명 타자로 나서고, 빈자리는 강백호(kt)가 채운다.
박세웅(롯데)이 선발 등판하고, 불펜에선 지난 9일 호주와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선 고영표(kt)도 출전을 준비한다. 경기 전 이 감독은 "고영표의 컨디션을 체크했는데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제구와 변화구가 좋은 투수를 몇 명 추려 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대표팀은 지난 10일 숙명의 라이벌 일본에 13 대 4 대패를 당했다. 분위기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가라앉을 법한 충격적인 패배였다.
이 감독은 한일전 대패에 대해 "선수들에게 결과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더 성장해서 한국 야구를 이끌어야 할 선수들"이라고 감쌌다. 이어 "굳이 말하지 않아도 결과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좋은 계기로 삼아 남은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상대팀 체코 역시 전날(11일) 일본에 2 대 10 대패를 당했다. 체코의 경기를 지켜본 이 감독은 "피지컬이 좋고 빠른 볼 대처가 가능한 모습을 봤다"면서 "대체적으로 전력이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큰 변화구에는 약하지 않나"라고 짚었다.
끝으로 이 감독은 "아직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최대만 많이 득점하고 최소 실점으로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호주와 일본에 잇따라 패한 한국으로서는 체코를 반드시 잡아야 조 2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얻을 희망이 생긴다.
체코 파벨 하딤 감독 역시 필승 의지를 다졌다. 그는 "훌륭한 팀과 경기를 하게 됐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는 팀"이라며 "최근 한국의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날 오후 11시경 일본전을 마친 체코는 쉴 틈 없이 곧바로 이날 낮 12시 한국과 맞붙는다. 하딤 감독은 "팀에 젊은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다. 오늘 일찍 일어나야 해서 푹 쉬지 못했다"면서도 "멘털 면에서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충분히 싸울 준비가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