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표정의 이강철 감독. 연합뉴스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투수진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대회 첫 경기 상대인 호주에 8실점, 숙명의 라이벌인 일본에겐 무려 13점을 내주고 무너졌다.
대표팀은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1라운드 B조 최종전 중국과 경기에서 22 대 2 대승을 거뒀다. 비록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된 상태였지만 마지막 경기를 통쾌한 콜드 게임으로 끝냈다.
역대 WBC 단일 경기 최다인 22점을 터뜨리며 불을 뿜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마지막 경기에서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좋은 승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앞서 열린 B조 경기에서 호주가 조 2위를 확정하면서 상위 2개 팀에게 주어지는 8강 진출권은 확보하지 못했다. 2승 2패를 기록, 조 3위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이에 이 감독은 "탈락이 결정됐는데도 야구장에 와주신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국내에 계신 팬들께도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들은 준비를 잘했고, 최선을 다했다"면서 "내가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자책했다. 이번 대회 1라운드 탈락의 책임을 모두 짊어졌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유독 마운드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한 일본 취재진은 지난해 KBO 리그 최고의 투수로 활약한 안우진(키움)을 선발하지 않은 것이 아쉽지 않냐는 질문을 건넸다.
안우진은 지난해 눈부신 활약을 펼쳐 평균자책점 1위(2.11), 탈삼진 1위(224개)로 투수 부문 2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과거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여 이번 대회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 감독은 "(안우진을 뽑지 않은) 결정에 대해서는 아직도 변함이 없고 후회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역 빅 리거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이번 대회에 태극 마크를 달고 출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빼어난 수비력을 인정 받아 이번 대회 활약에 기대를 모았지만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감독은 "결과가 좋지 않았을 뿐 선수들과 잘 어울리고 팀 워크에도 지장이 없었다"면서 "같이 열심히 준비했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