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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기록관, 5·18 당시 전경 일기장 기증받아



광주

    5·18기록관, 5·18 당시 전경 일기장 기증받아

    80년 5월 상황 기록 일기 내용 43년 만에 공개

    1980년 5·18 현장의 기록을 담은 전투경찰이 쓴 일기장,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제공1980년 5·18 현장의 기록을 담은 전투경찰이 쓴 일기장,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제공
    "전국에 특별비상계엄이 0시를 기해 선포됨에 따라 광주 전역에 수 천명의 공수병들이 쫙 깔렸다. 새벽 일찍부터 방습복 차림에 시내 도청 앞으로 출동했다. ··중략··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체포된 어느 남녀 데모대 2명이 계엄군의 구둣 발에 체이며 끌려가고 ··중략·· 점심밥조차 넘어가지 않았다." (5월 18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1980년 5·18 현장의 기록을 담은 전투경찰이 쓴 일기장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기록물은 1980년 이후 현직 경찰관으로 복무하다 퇴직한 경찰관이 43년간 보관한 기록물로, 당시 급박한 현장 상황을 담고 있다. 5·18 현장에서 쓰여진 경찰의 일기장이 발견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
     
    5·18 이후 경찰관으로 근무하며 신변의 위협을 우려했던 A 씨는 기록물을 숨기고 있다 퇴직 후 수년이 지나 해당 기록물을 5·18기록관에 기증하기로 결심했으며, 기록물 발굴 조사를 거쳐 기증이 이뤄졌다.
     
    이 일기장에는 기증자 A 씨가 1979년 겨울부터 1980년 9월 초까지 전남도경 제2중대원으로 근무하던 기록이 꼼꼼하게 기록돼 있다.
     
    A 씨는 긴박했던 5·18 현장에서도 일기쓰기를 포기하지 않고 기록했다. 특히 1980년 봄 광주에서 전개되는 학생들의 민주화시위 등이 가열되는 과정을 남기고자 일기에 신문스크랩을 오려붙이기도 했다.
     
    특히 5·18이 일어나기 전부터 1980년 봄 대학가에서 전개되던 민주화운동의 열기를 전하고, 시위를 진압해야 하는 전투경찰의 고충을 전했다.
     
    5·18 직후 광주에 파견된 공수부대가 기존 경찰과 달리 무자비하게 시민을 탄압하는 현장도 생생하게 기록했다. 집단 발포가 있던 1980년 5월 당시 시민군과 계엄군의 대치상황에 대한 내용도 있다.
     
    이후 5월 21일 오후 계엄군이 후퇴하고 안병하 경무국장의 지시에 따라 경찰이 해산되면서 출신지로 돌아가는 상황도 고스란히 담았다.
    5월 27일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이 끝난 후 재소집령을 받아 복귀하고 5·18 후속조치를 비롯해 31사단에서 1980년 8월 초 진행된 삼청교육대 차출 활동도 담겼다.
     
    A 씨는 "5·18 일기장은 당시 전투경찰에게도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아 오랫동안 오월을 기억하고, 다시는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을 갖게 했다"고 밝혔다.
     
    홍인화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은 "이 일기장은 5월 현장에서 경찰이 쓴 기록물로서 의미가 깊다"며 "5·18 현장에서 전경의 눈으로 작성된 또 하나의 오월일기가 5월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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