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올해 10회째를 맞은 두산인문극장 2023이 4월 3일부터 7월 15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올해는 'Age, Age, Age(나이, 세대, 시대)를 주제로 연극 3편, 전시 1편, 강연 8회를 진행한다.
강석란 두산아트센터 센터장은 20일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고령화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나이 문제는 세대 갈등을 넘어 지금을 어떤 시대로 규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어떻게 지혜를 모을 것인지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요안 두산아트센터 프로듀서는 "주제를 정한 건 3년 전이다. 나이로 시작했지만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세대와 시대에 대한 고민으로 확장됐다"고 했다.
강연은 4월 3일부터 7월 10일까지 총 8회 연다. △나이와 정체성(엄정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가장 큰 걱정: 먹고 늙는 것의 과학(류형돈 뉴욕대 의대 교수) △인구변화가 가져올 사회경제적 불균형: 전망과 대응(이철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세대갈등과 세대 간 소통(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갓생살기를 위한 삶 디자인 전략(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노인과 로봇(신희선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연구원) △돌봄의 끝, 삶의 시작(백영경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 △적정한 삶: 균형잡힌 삶이 역량이 되는 시대(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등을 강의한다.
강연 프로그램을 기획한 주일우 이음 대표는 "한 가지 주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다룬다. 청중이 생각을 발전시키고 예술적 상상력을 끌어내는 기반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연극은 △댄스 네이션(5월 2~20일) △20세기 블루스(5월 30일~6월 17일) △너의 왼손이 나의 왼손과 그의 왼손을 잡을 때(6월 27~7월 15일) 등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댄스 네이션은 춤을 통해 몸의 욕망을 발견하는 10대 여성들의 성장 드라마다. 이오진 연출은 "극중 10대인 배역은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배우가 연기한다. 이중 2명은 뇌병변 장애인이다. 다양한 몸의 형태와 나이를 고려해 캐스팅했다"며 "무용대회를 앞두고 춤추는 여성들을 통해 지금은 어른인 관객에게 10대 시절 기억이 여전히 내 몸 안에 남아있음을 발견하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했다.
20세기 블루스는 60대 여성 4명을 통해 나이 듦에 대해 이야기한다. 2016년 미국 초연 당시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존재를 부정당하는 여성들을 섬세하게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새롬 연출은 "연극에는 4명의 60대 여성 말고도 그들의 가족인 30대 아들, 90대 여성 등 각 세대가 나온다"며 "노화를 걱정하고 두려워하면서 나이 듦에 대해 감각하고 지나온 시대를 이야기한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배경이고 60대의 이야기이지만 2030 관객이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다는 생각으로 관람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너의 왼손이 나의 왼손과 그의 왼손을 잡을 때는 대화재로 불길에 휩싸인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인류는 공존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질문한다. 2021년 백상예술대상 젊은연극상을 수상한 정진새가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정진새 연출은 "SF극을 표방하고 과학자들이 등장하는 만큼 시각적인 부분을 신경쓰고 있다"며 "극중 주요 공간은 배다. 객석은 배 안에서 각자 살 길을 찾아 떠도는 존재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시 '눈을 멀고'는 생명으로 태어났기에 맞이해야 하는 보편적인 시간의 흐름에 대해 생각해 본다. 구나, 장서영, 전명은이 참여한다.
두산인문극장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과학적, 인문학적, 예술적 상상력이 만나는 자리다. 2021년을 제외하고 2013년부터 매년 개최했다. 지금까지 관객 10만 명이 다녀갔다.
두산아트센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