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민용 변호사. 연합뉴스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피고인이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동업자였던 정민용 변호사가 21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돈이 건네진 경위를 증언했다.
다만 돈을 가져간 인물의 얼굴을 확인하지는 못했고, 유 전 본부장과 마찬가지로 돈이 건네진 날짜도 특정하지 못했다.
"김용이 사무실에 왔다 갔고, 돈 봉투 없어졌다"
정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용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변호사는 이날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의 사업체 사무실에서 김 전 부원장에게 돈을 건넨 상황에 대해 증언하면서, 김 전 부원장이 대선 경선자금을 필요로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후 정 변호사는 그해 6월쯤 남욱 변호사 측 관계자에게 각각 1억원, 5억원, 1억원, 1억4700만원씩 순차적으로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남욱 변호사의 사무실에 가서 보약을 담는 검은색 봉투에 담긴 1억원을 건네받았다고도 진술했다. 특히 그는 "남욱 변호사 측 관계자가 '형님 이게 약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줬던 것을 기억한다"라며 검은색 보약 봉투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또 김 전 부원장을 사무실에서 직접 봤다며 "파란색 사파리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이어 "김 전 부원장이 나가는 모습은 블라인드가 있어 발이 나가는 모습을 봤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다시 사무실로 갔을 때는) 돈 상자가 없었기 때문에 돈을 받아 갔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檢 조서에 담긴 김용 목격담…신빙성 지적한 재판부?
김 전 부원장이 사무실을 방문한 뒤 돈 봉투가 사라진 가운데 그가 직접 들고 간 당사자인지에 대해서는 정 변호사도 확신하지 못했다.
변호인은 "김 전 부원장이 (사무실을 나갈 때) 어느 정도까지 봤느냐"고 물었고, 정 변호사는 "블라인드에 가려 다리밖에 안 보이는 상황이었다. 허리 아래까지 보이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검찰 조사에서) 봉투를 들고 나가는 것을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 부분은 검찰 조서에 별도로 기재되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김 전 부원장이 돈 봉투를 옆구리에 끼고 나갔다고 증언했는데, 이에 대해 정 변호사는 "그 당시 뒷모습으로는 상반신이 보이지 않아서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의 증언이 결정적인 부분에서 일치하지는 않은 것.
이에 재판부도 "김 전 부원장이 돈을 받으러 온다는 것을 알았고, 유심히 지켜봤고, 사무실 나가는 모습까지 지켜봤다고 답변한 것으로 (조서에는) 되어있다"면서도 "뉘앙스가 김 전 부원장이 들어오는 것과 나가는 것을 정확히 봤다, 그렇기에 나갈 때 (외투에 돈 봉투를) 불룩하게 숨겨서 나가면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깔려있는 느낌인데 그와같은 모습을 못봤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재판부의 이같은 질문에 "못봤다고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