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승엽 감독이 1일 롯데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 눈이 살짝 충혈돼 있다. 노컷뉴스'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롯데의 개막전이 열린 1일 서울 잠실구장. 경기 전 인터뷰에서 두산 이승엽 감독(47)은 사뭇 긴장한 얼굴이었다. 사령탑 공식 데뷔전인 까닭이다.
이 감독은 "시범 경기를 치렀던 만큼 별다른 느낌은 없다"고 짐짓 태연한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오른쪽 눈이 충혈됐다"는 취재진의 말에 "잠은 평소처럼 충분히 잤는데 왜 충혈됐는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선수로서 이 감독이 기억하는 데뷔전도 잠실이었다. 이 감독이 삼성에 입단한 지난 1995년 LG와 잠실 원정 개막전이다. 이 감독은 "28년 전 첫 경기도 잠실이었는데 오늘 사령탑 데뷔전도 잠실"이라며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고민이 적잖다. 이 감독은 "외야수 김대한이 오른 손등뼈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면서 "한 달 정도 치료와 재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이 언제 돌아올지 등등 생각할 게 많다"고 덧붙였다. 좌완 장원준 역시 1군에서 제외됐는데 이 감독은 "아직 구위가 1군 선수들을 상대할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좌완이 적은 만큼 장원준이 필요한 선수인데 '잘 준비해서 돌아오라'고 전했다"고 귀띔했다.
두산은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이뤘지만 지난해는 9위에 머물렀다. 올해 개막 미디어 데이에서도 우승 후보로 지목되지 못했는데 이 감독은 "냉정한 평가에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아무래도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이적으로 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감독의 눈은 높은 곳을 바라본다. 이 감독은 "미디어 데이에서 우승 후보로 꼽힌 팀이 5개 팀도 아니고 2개 팀(LG, kt)인 만큼 우리도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7년 연속 KS에 올랐다는 것은 야구를 할 줄 아는 선수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4월 목표 승수를 묻자 이 감독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일단 오늘 이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승리를 거둔 뒤 내일 (4월 목표 승수)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감독의 선수 데뷔전 결과는 어땠을까. 이 감독은 "그때는 졌다(1 대 5 패배)"면서 "내가 스타팅으로 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돌아봤다. 이어 "하지만 오늘은 내가 스타팅 감독"이라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과연 한국 프로야구가 낳은 최고 스타 이승엽 감독이 사령탑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