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 제공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의 모델이 됐던 황기환 애국지사(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 추서)의 유해가 오는 10일 그리던 고국산천에 모셔진다.
'미스터 선샤인'에서 배우 김태리(고애신 역)가 한 마지막 대사 "독립된 조국에서 다시 봅시다"(See you again)"가 황기환 지사의 순국 100년만에 실현되는 것이다.
국가보훈처는 4일 황 지사의 유해 봉환일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봉환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황 지사의 유해는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을 출발해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이날 여객기에서 하기(下旗)되는 유해를 직접 영접한 뒤 영정을 들고 운구에 나서기로 했다. 황 지사의 유해는 이날 오후 대전현충원에서 봉환식을 갖고 독립유공자 7묘역에 안장된다.
보훈처는 황 지사의 유해 봉환을 위해 2019년과 2022년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족보나 유족을 확인할 수 있는 공적 자료가 없어 법원 승인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보훈처와 뉴욕주재 총영사관의 노력으로 뉴욕시 당국 등과 파묘 및 유해 봉환에 어렵사리 합의에 이르렀다.
유해 봉환에 앞서, 고인이 생전에 다녔던 뉴욕한인교회에서 현지 교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봉환 일정에는 지난 2008년 황 지사의 묘소를 처음 발견한 장철우 전 뉴욕한인교회 담임목사도 동행하게 된다.
1886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난 황 지사는 19세가 되던 해 하와이를 거쳐 미국으로 이주했고, 미군으로 1차세계대전에 참전한 뒤 프랑스 파리에 남아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려던 한국 독립운동가들을 도왔으며 이후에도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벌이다 1923년 뉴욕에서 서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