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부전구 웨이보 계정 캡처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대한 보복조치로 중국 인민해방군이 8일부터 대만섬을 포위하는 형태의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이날 "8일~10일 대만해협과 대만섬 북부, 남부, 대만섬 동쪽 해·공역에서 대만섬을 둘러싸는 형태의 전투 경비순찰과 '날카로운 검 연합훈련'을 계획대로 조직한다"고 밝혔다.
스 대변인은 "'대만 독립' 분리주의 세력과 외부 세력과의 결탁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며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이번 훈련의 성격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대해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차이와 매카시 사이의 매우 도발적인 회담에 대한 인민해방군의 예상되는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순찰과 훈련은 사방에서 대만섬을 둘러싸 효과적으로 봉쇄하고 고립시킬 것"이라며 "외국 간섭 세력이 들어오거나 대만 섬에서 군대가 떠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군사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전투 경비순찰은 주요 위치에 군대를 배치하고 이상 징후가 없는지 경계하는 것을 포함하는 반면, 합동훈련은 전투를 위해 훈련하는 여러 군대와 지부가 참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합동훈련의 경우 전함과 전투기가 섬을 포위하고 실제 전투 지향적인 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대만과 인접한 중국 푸젠성 해양안전국은 대만섬 북부에서 불과 130km 떨어진 핑탄 앞바다 일대에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한다고 오는 14일 항행경보를 발령했다.
중국 본토 쪽 대만해협의 가장 좁은 지역에 위치한 핑탄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뒤 중국군이 대만섬 일대에서 실시한 대규모 훈련 당시 장거리 로켓포 실사격 훈련을 실시한 곳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대만 국방부는 전날인 7일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 사이에 대만 주변에서 중국군 군용기 13대와 군함 3척을 식별했으며, 이 가운데 군용기 4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들어왔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충돌을 고조시키거나 갈등을 부추기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가지고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중국 정부는 차이 총통과 매카시 하원의장간 회동 직후인 6일 오전 성명을 통해 "미국-대만의 심각한 잘못된 행동에 대응하여 중국은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기 위해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보복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이후 바로 다음날인 7일 중국은 대만의 주미 대사격인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 대표와 그 가족, 대만 학술단체인 대만비전재단과 아시아자유민주연맹, 그리고 차이 총통의 방미 당시 도움을 준 미국 허드슨연구소와 레이건도서관과 그 관계자 4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군은 대만해협에서의 무력시위는 곧바로 돌입하지 않았는데 이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방문 중이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7일 국빈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