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쑨원대에서 강연하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연합뉴스대만 문제에 대해 유럽 국가들이 중립을 유지해야 하고, 미국에 대한 의존도도 줄여야 한다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주장을 두고 비판이 거세지자 중국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는 12일 사설을 통해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이 "장기적인 관찰과 반성의 결과"라며 "이는 통찰력 있는 유럽인의 대표적 견해로서, 유럽 자체의 이익에 부합하는 비교적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길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여러 비판과 관련해서는 "가장 강력한 비판은 미국과 중부 및 동부 유럽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중부 및 동부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의 최전방에 있으며 특히 심각한 안보 문제를 안고 있어 더욱 급진적인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에 대해 "미국은 유럽을 통제하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하는 것은 일종의 '배신'으로 비춰진다"면서 "많은 경우에 미국은 유럽을 심복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사설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을 드골 전 대통령에 비유하며 옹호했다. 이날 사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이 빠르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드골은 전략적 자율성을 강력히 내세우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탈퇴하고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 방문 기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유럽은 대만을 둘러싼 위기를 확대하는 데 관심이 없으며 미·중 쌍방으로부터 독립한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귀국길 기내 인터뷰에서도 "초강대국 사이에서 긴장이 과열되면 우리의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할 시간이나 자원을 갖지 못하게 되고, 결국 속국이 될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당시 중국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었고, 마크롱 대통령이 중국을 떠난 뒤인 8일부터 대만을 봉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대만해협에서 3일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