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호 기자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박진희 충북도의원이 김영환 충청북도지사의 산불 중 술자리 참석 논란과 관련해 "폭탄주 20잔을 마셨다"는 폭로가 있다며 거짓 해명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나섰다.
충청북도는 "박 의원이 거짓 주장으로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해 당분간 파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12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수의 동석자의 증언을 토대로 지난 달 30일 제천 봉황산 산불 당시 김 지사가 참석했던 간담회 현장의 상황을 폭로했다.
그는 "복수의 동석자들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김 지사가 마신 술은 소주와 맥주를 섞어 제조한 일명 폭탄주"라며 "9시 30분부터 11시 20분까지 두 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마신 술의 양은 족히 20여잔 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빠르게 마신 탓인지 얼굴은 심하게 붉었고 취기에 흥겹게 부른 노래가 두 곡이나 된다고 한다"며 현장 사진의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마시지 않았다던 술은 어느새 한잔이 됐고, 한 잔 뿐이라던 술은 다시 '술판은 아니었다'로 바뀌었다"며 "연속되는 말 바꾸기에 예정됐던 기자회견 취소까지, 김 지사의 도민 기만과 우롱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지사가 폭탄주를 마셔 대는 그 시간, 도민들은 화마의 위협을 피해 대피까지 한 상황이었다"며 "'산불이 일어난 와중에 술판을 벌였다면 도지사 자격이 없을 것'이라는 스스로의 발언에 책임지지 않으면 후속 폭로 또한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당시 간담회를 주관했던 충주 민간단체 관계자와 해당 술집 주인은 이날 박 의원의 기자회견장을 찾아 "박 의원의 주장이 과장됐다"며 김 지사를 엄호했다.
박현호 기자충북도도 이날 즉각 윤홍창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박 의원의 주장을 '흑색선전'으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윤 대변인은 "김 지사가 9시 50분쯤 간담회 자리에 도착해 11시 4분쯤 자리를 떠났다"며 "당시 주민대피령이 해제돼 도민들이 대피한 상황이었다는 주장도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또 "간담회 자리에서 술을 권해 한 두 잔 마셨지만 단시간 폭탄주 20잔을 마셨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변인은 "문제의 본질은 도지사가 술을 몇 잔 마셨는지가 아니다"라면서 "김 지사는 제천 산불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등 결코 본분을 망각하거나 근무를 태만히 하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청년과 대화 석상에서 술을 마신 것, 파하는 자리에서 마무리로 권한 노래를 사양하지 않아 제기된 비난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며 "다만 김 지사가 화재 현장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술판에나 끼는 무뢰한 수준으로 격하 시킨 것은 도지사와 도민의 명예를 실추 시키는 거짓 선동으로 사법적 판단을 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대신 윤 대변인은 거짓 해명 논란에 대해서는 "김 지사를 대신한 내부 대응 과정에서 일부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고 "김 지사의 판단이 신중하지 못했던 점은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거듭 사과했다.
김영환 충청북도지사의 산불 중 술자리 참석 논란이 이제는 진실공방으로 번지면서 당분간 소모적인 논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