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에 화살 박힌 개. 제주시 제공제주에서 개에 화살을 쏜 4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추가 범행은 드러나지 않았다.
제주서부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8월 사건이 발생한 지 7개월여 만이다. 수사에 동원된 인력만 480여 명에 달한다.
경찰은 A씨의 동물학대 여죄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였으나 추가로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지난해 8월 25일 오후 7시에서 9시 사이 서귀포시 대정읍 자신의 비닐하우스 옆 창고 주변을 배회하던 개 몸통에 70㎝ 길이 카본 재질의 화살을 쏴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주변 개들이 자신이 사육하는 닭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이유로 이같이 범행했다. A씨는 해외 직구로 화살 20개를 구입했으며 활도 나무와 낚싯줄로 직접 만들었다.
당시 피해견이 A씨의 닭에게 피해를 주던 상황은 아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8월 26일 오전 8시 29분쯤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몸통에 70㎝ 길이 카본 재질의 화살이 관통된 채 돌아다니는 개를 인근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구조 당시 개는 움직이지 않고 숨을 헐떡거리는 등 괴로워하는 모습이었다.
압수된 화살 모습. 제주서부경찰서 제공
이 개는 수컷 말라뮤트 믹스견으로 나이는 3살로 추정됐다. 발견 당시 개는 목줄을 한 상태였지만, 몸통에 인식표나 등록 칩이 없어 주인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
또 개가 화살을 맞은 채 돌아다닌 지역이 폐쇄회로(CC)TV가 많지 않고 인적도 드문 중산간 일대여서 피해견의 행적 파악과 용의자 특정에 애를 먹었다. 급기야 경찰은 제보 전단을 뿌렸다.
경찰은 탐문수사와 주변 CCTV를 샅샅이 뒤져 범인을 특정했다. 이후 압수수색을 통해 A씨의 자택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과 똑같은 화살을 발견해 추궁했다. 그때서야 A씨는 범행을 실토했다.
한편 사건 직후 개는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화살 제거 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건강을 회복했으며 한 동물보호단체에 머물고 있다. 해외로 입양될 예정이다. '천지(天地)'라는 이름도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