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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조짐 다시 커지는데…한국은 '긴축효과' 훼손 우려

경제 일반

    인플레 조짐 다시 커지는데…한국은 '긴축효과' 훼손 우려

    美 경제학자 10명 중 6명 "금리 인하 없을 것" 금융전문가 "고금리 대비해야"
    유가상승 가능성, 근원물가 여전히 '끈적'한 탓
    반면 한국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 전망 여전, 가계대출 금리는 긴축 전 회귀
    이창용 한은 총재 "시장기대 과도" 경고에도 긴축효과 한계 우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연합뉴스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연합뉴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중앙은행의 연이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연내 인하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꺾이지 않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지난 7~11일 경제학자 6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1%가 2024년 이전에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앞선 조사 때인 3.1%에서 3.53%로 높여 내다보는 등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기 때문이다.

    앞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더 높은 금리가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대가를 치를 것"이라 살벌하게 경고한 바 있다. 세계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핑크 최고경영자(CEO)도 물가상승률이 4% 수준 아래로 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며 추가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여전히 인플레이션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는 건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미시간 대학이 14일 발표한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4.6%를 기록해 전월의 3.6%에서 1%p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다.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기름값이 계속 오를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에너지와 식료품 등 변동성이 큰 변수를 제거한 실질적인 지표인 근원물가가 여전히 끈적하다는 게 계속 지적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된 미 3월 CPI는 전년 대비 5.0% 상승하며 최고 상승률 대비 큰 폭 완화됐지만, 근원 CPI는 여전히 전년 대비 5.6%를 기록했다.

    반면 추가적인 금리 인상 필요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14일 언론인터뷰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인한 신용경색으로 은행들이 대출을 축소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 필요성이 없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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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이처럼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부상하는 상황이지만, 한국은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기대감에 강하게 휩싸인 분위기다. 17일 기준 5대 시중은행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5.8% 수준이다. 대출금리가 한국은행의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이전 시점, 통화 긴축 시작 지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이에 대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속적으로 인플레가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며 '연내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 "과도하다","정상이 아니"라고 맞서면서 "시장이 맞는지 한은이 맞는지 보자"고도 했다. 최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일정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의 과도한 기대와 대출금리 인하 등의 결과는 한은과 정부당국의 정책 목표가 다른 데서 오는 혼란 중 하나라는 얘기도 나온다. 인플레이션을 잡는 게 정책 1순위인 한은이 2%인 목표 물가상승률까지 고금리를 유지하려고 하는 반면 정부당국은 은행에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 등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긴축 효과에 따른 당국과의 엇박자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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