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검찰·송영길에 주도권 내준 野…'돈봉투' 의혹에 우왕좌왕

국회/정당

    검찰·송영길에 주도권 내준 野…'돈봉투' 의혹에 우왕좌왕

    핵심요약

    검찰 수사에 주도권 넘어가…"사법적 결론에 끌려다니나"
    "구설 휘말릴 수 있어" 우려에 송영길 입장만 기다려
    22일 송영길 기자회견 주목…선제적 조치 나올까
    '돈봉투' 체포동의안 표결 시 '李 사법리스크' 불거질 수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고개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해 "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한다고 말씀드리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당은 정확한 사실 규명과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고, 이를 위해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고개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해 "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한다고 말씀드리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당은 정확한 사실 규명과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고, 이를 위해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윤창원 기자
    2021년 전당대회 불법 정치자금 의혹 관련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곤욕을 치르는 모양새다. 대국민 사과와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 요청으로 일단 여론을 달랬지만, 결국 뚜렷한 타개책 없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한탄이 당내에서 흘러나온다. 일각에서는 자체 진상조사는 물론 당사자들에 대한 출당 등 고강도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체 조사도 안 하고 송영길 입장만 기다려…주도권 없는 상황



    최근 전당대회 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관련해 각종 녹취록이 공개되고 의혹이 확산하자 이재명 대표는 지난 17일 직접 나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공개 요청했다. 당 차원의 자체 진상조사는 수사권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일단 보류했고, 대신 검찰에 공정한 수사를 요청했다.

    당초 민주당은 이번 돈봉투 의혹에 대해 '기획수사'를 주장하며 여론전을 폈는데, 녹취 등으로 불리해진 여론 등을 고려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공 일부를 검찰에 넘긴 꼴이 되자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당이 지나치게 검찰 수사에 끌려다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김종민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당이 사법적인 결론이 났을 때 움직이는 건 안 맞다고 본다"며 "국민들이 보기에 의혹이 있다고 의심이 된다면 그 사람이 당직을 맡아서 무슨 일을 할 때 국민들이 그걸 신뢰하겠나"라고 지적했다.

    결국 당이 내놓은 후속조치는 송 전 대표의 조기귀국 요청을 제외하고는 뚜렷하게 없는 상황이다. 당 전체가 송 전 대표의 입만 바라보는 모양새가 된 셈이다. 이는 사실상 당 지도부가 송 전 대표에게 공을 떠넘긴 것으로 해석된다. 송 전 대표가 구체적인 입장이나 일종의 '정치적 결단'을 내린 뒤 당이 정리하는 모양새를 취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송 전 대표 측이 자체 조사를 진행하거나 입장을 내면 그 내용을 당이 판단하는 게 맞는 순서"라며 "당이 선제적으로 나섰다가는 괜한 구설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宋, 선제적 조치 내놓을까…이재명 지도부 리더십 '위기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국회사진취재단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이런 상황에서 송 전 대표가 즉시 귀국 대신 현지 '기자회견 카드'를 꺼내들면서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오는 22일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 수사와 당의 조기귀국 요청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송 전 대표가 단기적으로 실타래를 풀 키를 쥐게 된 상황이다.

    송 전 대표가 당이 요구하는 수준의 선제적 조치를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송 전 대표는 검찰 수사에 대해 "나와는 상관 없는 일", "귀국해도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있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대표가 직접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송 전 대표도 어느 정도 화답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기자회견 내용에서 송 전 대표가 본인의 혐의 부인에 집중할 경우 지도부 입장이 난처해질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이 대표 체제 지도부 리더십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의 결단 이후 사태를 수습하려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송 전 대표가 결단을 하지 않는다면 당 지도부 입장에서 남은 마지막 카드는 사실상 송 전 대표에 대한 '탈당 조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돈봉투 관련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다시 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