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경색의 여파로 땅값이 분기 단위로는 12년여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25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지가는 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 대비 0.0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지가가 분기 단위로 전분기보다 하락한 것은 2010년 3분이 0.05% 하락 이후 12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가변동률은 지난 분기부터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2017년 2분기에 1.10%를 기록한 분기별 지가변동률은 이후 5년 동안 1% 안팎을 기록해왔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0.91%, 0.98%로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지난해 3분기 0.78%로 주춤하더니 지난 분기에는 0.04%로 급락했고 이번 분기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가변동률은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분기 0.00%이던 수도권 변동률은 -0.06%로, 같은 기간 지방은 0.12%에서 -0.03%로 각각 하락했다.
광역시·도 단위에서는 제주가 -0.29%로 가장 낮은 변동률을 기록했으며, 대구 -0.13%, 서울 -0.12%, 울산 -0.10% 등이 뒤를 이었다.
시·군·구 단위에서는 서울 서대문이 -0.52%를 기록해 유일하게 -0.5%를 밑돌았으며, 성북 -0.49%, 동대문 -0.45%, 강서 -0.42%, 중랑 -0.41% 등 서울 지역 자치구들이 뒤를 이었다.
용도별로는 주거지역과 주거용 대지가 각각 -0.16%와 -0.25%를 기록하며 감소세를 이끌었다.
국토부 이랑 부동산평가과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토지가격은 집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오르고 덜 떨어지는 경향이 있고, 경제 위기 등 큰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하락하는 일이 흔하지 않다"며 "주거용 위주로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은 주택시장 침체가 토지가격에도 반영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3월 전국 지가변동률은 0.01%를 기록하며 지난해 11월 -0.01% 이후 4개월 연속 지속되던 감소세를 끊어냈기 때문에 2분기에는 지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1분기 토지 거래량은 43만2천 필지로 지난 4분기 대비로는 5.8%, 지난해 1분기 대비로는 30.1%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7.2% 감소로 감소 폭이 가장 컸으며, 대전이 16.1% 감소, 세종이 4.1% 감소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