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치는 오타니. 연합뉴스마운드에서는 다소 움츠러들었지만 타석에서는 펄펄 날았다.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가 스스로 놓칠 뻔한 승리를 자신의 힘으로 잡았다.
오타니는 28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미국 메이저리그(MLB) 오클랜프와 홈 경기에 선발 투수 겸 3번 지명 타자로 출전했다.
투수로는 6이닝 3피안타(2홈런) 2볼넷 2사구 8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고 타자로는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불을 뿜었다.
3회까지 오타니는 투타 모두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1회 첫 타석부터 내야 안타를 쳐낸 뒤 3회 1사 1, 2루에서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만들었다. 마운드에서는 1회부터 3회까지 모두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하지만 5 대 0으로 앞선 4회초 '투수' 오타니는 크게 흔들렸다. 홈런을 무려 2개 얻어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무사 1, 2루에서 브렌트 루커에게 3점 홈런을 맞았고, 계속된 무사 1루에서는 셰이 란젤리어스에게 2점 홈런을 내줬다.
답답한 오타니. 연합뉴스
5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하지만 후속 타자들이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앤서니 렌던과 헌터 렌프로가 연속 안타를 치고 브랜든 드루리가 볼넷으로 출루해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때 루이스 렌히포의 밀어내기 볼넷, 지오 어셸라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해 에인절스가 다시 앞서갔다.
오타니는 6회초 마운드에서 다시 안정감을 되찾았다. 몸에 맞는 볼 1개만 내주고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6회를 실점 없이 막은 뒤 맷 무어에게 배턴을 넘기고 선발 투수 임무를 마쳤다.
이어 '타자' 오타니가 위력을 뽐냈다.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오른 오타니는 우중간 3루타를 날린 뒤 후속 타자의 안타 때 홈을 밟으며 쐐기점을 만들었다.
에인절스는 오클랜드에 8 대 7로 승리했다. '투수' 오타니의 평균자책점은 0.64에서 1.85로 대폭 상승했지만 '타자' 오타니의 활약에 힘입어 시즌 4승째(무패)를 거뒀다.
오타니는 이날 타석에서 안타, 2루타, 3루타를 모두 쳤지만 홈런을 추가하지 못해 아쉽게 사이클링 히트를 놓쳤다. 하지만 시즌 타율은 2할6푼1리에서 2할7푼8리로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