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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수출 언제 반등?…에너지값 안정세 '디딤돌' 될까

산업일반

    韓수출 언제 반등?…에너지값 안정세 '디딤돌' 될까

    지난 4월 무역적자 약 3조5천억원 기록…14개월 연속 적자
    반도체 등 IT 업계 부진 영향…자동차‧기계 등은 소폭 상승
    원유‧LNG 가격 안정세 호재… 에너지 수입액 25.8% 감소
    정부, 유망 품목 발굴 및 집중 지원…전문가들 "산업 다각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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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부진을 겪으며 지난달 우리나라 무역적자가 26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조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특정 품목 의존도를 줄이고 산업 다각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월 무역수지 3.5조 적자…14개월 연속 적자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올해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4.2% 감소한 496억2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6조원을 기록했다.
     
    역시 같은 시기 동안 수입액은 13.3% 감소한 522억3천만 달러, 우리 돈 약 70조원로 집계됐다. 이를 합산해 총 수출액에서 총 수입액을 뺀 액수, 즉 무역수지는 26억2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 돈으로는 약 3조5천억원 적자인 셈이다.
     
    이날 발표된 자료상으론 4월 한 달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긴 했지만, 단순히 지난달 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주목할 부분이다. 월간 수출액 역시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연속 전년도 대비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약 1년 간 수출이 감소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연속 적자는 그 이후 가장 긴 기간에 속한다.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업계의 불황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는 게 중론이다.
     

    '반도체 수출' 41% 감소…'중국' '반도체' 의존도 줄이기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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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의 경우, D램 등 제품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수출은 약 44억 달러 감소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63억8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0% 감소했다. 반도체 한 품목에서만 수출이 44억달러 줄어든 셈인데, 이는 4월 전체 수출 감소액인 83억 달러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특히 메모리반도체의 제품가격 하락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4월 반도체 수출 증가율 역시 지난 3월 대비 34.5%나 줄어들었다.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반도체 업계의 부진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미중(美中) 갈등으로 인한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 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산업부 김완기 무역투자실장 이날 브리핑에서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 감소,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수입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중국과 아세안으로의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출 구조인 대만 역시 최근 4개월 연속 수출 감소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IT 수출 비중이 높은 대만은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인해 지난 3월 수출이 19.1% 감소했다.
     
    수출 신흥국인 베트남 역시 지난 1분기 11.7% 가량 수출이 감소했다. 다만 중국은 자동차·철강 수출 확대와 대(對)러시아·호주 수출 급증에 힘입어 지난 3월 수출이 증가했다.
     
    우리나라 수출의 지역별 수출 구조의 경우,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에선 26.5%, 아세안은 26.3% 등 각각 수출이 감소했다. 대신 유럽연합(9.9%)과 중동(30.7%) 등에 대한 수출은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 급증과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일반기계 등 수출이 증가한 데서 비롯됐다.
     
    결국 품목에선 '반도체', 지역에선 '대(對)중국' 수출이 크게 줄면서 지금과 같은 무역적자 결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연세대 성태윤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현 상황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우리나라 산업 구조 취약성이 겹쳐 있다"며 "우리나라가 워낙 반도체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인 데다 미중 갈등이 반도체 기술 관련 분야에서 첨예하게 발생하면서 타격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가격 안정화' 줄어드는 적자 폭…근본 대책은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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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역적자 규모가 지난 1월 이후 소폭 감소하고 있는 측면에선 무역수지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월 125억 달러 무역적자 기록 후 2월(53억 달러), 3월(46억 달러) 등으로 적자 폭이 연속 3개월 감소하고 있다. 4월 무역적자(26억2천만 달러)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작은 수치에 속한다.
     
    무역적자 폭이 줄어든 데는 에너지 원자재 가격 안정세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가 진정 국면으로 돌입하며 에너지 분야 수입이 전년 대비 25% 가량 줄어든 것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입액은 522억3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3% 감소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각각 원유 30.1%, 가스 15.5% 등 수입액이 줄었다. 에너지 분야 수입은 총 25.8%나 감소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사태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8월 중순즈음 동북아시아 LNG 시장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 현물 가격은 백만Btu(25만㎉ 열량을 내는 가스양)당 약 68달러에 달했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기준 현물 가격은 약 11달러에 불과한 상태다.
     
    외부 변수가 많은 에너지 원자재 가격은 언제든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 무역수지 개선의 근본대책이 될 순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반도체 등 주요 품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김광석 경제연구실장은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수출에 대해 주요 품목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그 대상국도 미국과 중국에 절대적 의존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편향적인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반도체라는 특정 품목에 기댄 결과 호황기에는 좋은 수출 실적을 누렸지만, 반대로 불황기에는 그에 상응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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