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제주세관직원이 여행객 수하물을 선별하고 있다. 제주세관 제공| ▶ 글 싣는 순서 |
①"내가 누군줄 알아?" 제주공항 항공보안검색 요지경
②"내 얼굴이 신분증?" 대통령도 예외없는 항공보안검색
③스튜어디스, 항공승객 안전 지키는 '감정 노동자'
④"항공기 사고 3분내 도착, 제주공항 소방구조대가 맡는다"
⑤제주공항 구조·화재·구급 해결사 '소방구조대' 입니다
⑥제주공항 화장실 추태…샤워에서 고기 손질까지
⑦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쓰레기…제주공항은 올해도 비상
⑧제주공항 활주로 1톤당 200만원 제설제 '초산칼륨'
⑨장난전화에 제주공항 마비…폭발물처리반 24시간 초긴장
⑩'항공기의 등대' 제주 하늘길 24시간 지킴이
⑪긴장의 1초 1초 제주공항 지휘자 '관제사'의 하루
⑫희귀직종 '관제사' 직업병·스트레스 넘어 항공 지휘
⑬제주공항 조류충돌 최근 3년간 57건…365일 새들과 전쟁
⑭급변풍경보만 1년 301회…변화무쌍 제주국제공항 날씨
⑮"제주공항 치안 붙들어매세요"…'103호' 제주국제공항경찰대
⑯항공소음피해 합리적 지원 찾아 제주공항 오늘도 현장속으로
⑰국내 유일 특화 세관, 제주 하늘·바닷길 국경 '꽁꽁'
(계속) |
* 여행객 물품 검사부터 마약단속까지 업무 다양
세관은 해외여행객에 대한 물품 검사와 세금 부과, 총기나 마약 등 안보위해물품이나 불법 의약품 반입 차단, 외국관광객 사후 면세, 수출입 물품 통관 등 처리 업무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특히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제주관광공사의 지정면세점을 관리하는 국내 유일의 특화세관이기도 합니다. 통관지원과와 조사심사과, 여행자통관과 3개 부서에 75명이 근무중입니다. 오전 5시30분 출근, 밤 11시 퇴근하는 17시간의 강행군을 거치는 하루 근무 뒤 하루 휴무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 해외여행 이후 제출하는 '휴대품 신고서', 이달부터 사라졌어요그동안 기내에서 졸린 눈 비비며 적어왔던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가 휴대품 신속 통관과 여행객 편의를 위해 지난 1일부터 폐지됐습니다. 신고할 물품이 없으면 쓰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대신 신고물품 여부에 따라 여행객 이동 통로가 둘로 나뉘었는데요. 신고물품이 있으면 '레드라인'으로, 신고물품이 없으면 '그린라인'을 따라 들어오면 됩니다. 제주세관은 과세물품 신고 여부에 따라 감면(자진 신고), 과세(신고 이행), 가산세 부과(신고 불이행)를 차등 적용하고 있습니다.
* 갈수록 지능화하는 마약류 반입, 한수 앞을 내다봅니다제주세관은 지난 10년간 140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적발했습니다. 대마나 헤로인 같은 전통적인 마약류에서부터 최근에는 메트암페타민과 졸피뎀, MDMA 등 신종 마약류가 검색망에 잡히고 있습니다. 마약류를 각종 물품에 숨겨오는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하다보니 제주세관도 휴대품 검사때 마약류 불법반입 차단을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방을 열어서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방법부터 승객의 마약 우범국 경유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합니다.
제주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여행객이 제주세관직원에게 외환신고를 하고 있다. 제주세관 제공* 먼지 수준의 마약 함량도 정밀기계로 잡아냅니다제주세관 엑스레이 검색 전문요원은 제주에 들어오는 모든 항공기 수하물에 불법 의약품이 혹시나 있는지 눈을 밝히고 있는데요. 특히 휴대품 검사 과정에서 발견되는 모든 의약품은 '이온스캐너'라는 정밀기계를 통해 마약류 성분이 있는지 검사합니다. 이온스캐너는 비록 먼지 수준의 적은 마약이라도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는 장비인데요. 제주지역은 공항 뿐 아니라 항만에도 이온스캐너를 설치해 마약류 불법 반입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 제주관문 지키는 마약탐지견 '마를리'와 '하람'마약탐지견은 인간보다 수만배 높은 후각능력을 십분 활용합니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수화물 가운데 특히 싱가포르나 홍콩과 같은 허브공항을 거친 항공기 수화물이 주요 탐지 대상입니다. 제주세관에는 2명의 탐지조사요원(핸들러)과 2마리의 마약탐지견이 한조로 꾸려져 있는데요. 탐지견은 '마를리'와 '하람'이 주인공입니다. 대마와 헤로인, 코카인 등 각종 마약류 냄새 인지훈련과 현장 적응 훈련을 거쳐 세관검사 현장에 투입돼 있습니다. 마약탐지견은 보통 8살에 퇴직하는데요. 8살인 하람이 정년을 앞두고 있는 셈이죠. 정년퇴직 뒤엔 인천 영종도에 있는 훈련센터에 반납되고, 이후 민간에 분양되기도 합니다. 탐지조사요원과 1대1로 배치돼 한팀을 이루다보니 탐지조사요원이 다른 공항으로 발령나면 탐지견도 똑같이 그곳으로 발령납니다.
제주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제주세관 마약탐지견 하람이가 여행객 수하물을 탐지하고 있다. 제주세관 제공* 세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주의하세요보이스피싱범들이 검찰과 경찰을 사칭하듯 세관을 사칭하기도 합니다.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SNS를 통해 세관에서 발송한 것처럼 관세 납부를 위장해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금품 갈취를 시도합니다. 제주세관에 이 문제로 한달에 1~2건 정도 문의전화가 온다네요. 문자메시지 내용은 '해외통관이 완료돼 **원 자동이체 예정'이라거나 해외 파병군을 사칭해 '한국으로 재산을 보내려는데 통관비 등이 필요하다'는 식입니다. 신분을 위장해 SNS로 이성에게 접근한 뒤 친분을 쌓아 돈을 뜯어내는 사기 기법인 '로맨스 스캠' 역시 사기꾼들이 자주 써먹는 방법입니다.
* 관세국경을 감시하는 고속감시정을 아시나요
'세관에 웬 감시정?'이란 의문은 독자나 기자나 같은 선상입니다. 제주세관은 2013년식 고속감시정을 배치했는데요. 국제무역선이 제주항에 들어올 경우 고속감시정으로 신속하게 출동해 입출항 절차와 선박 검색 등을 하기 위해서 운용중입니다. 특히 99개에 달하는 제주지역 항구와 포구에 드나드는 선박 검색과 해상 순찰을 위해 제주세관에 없어서는 안될 특수장비입니다. 30톤급으로 소형이지만 30노트의 민첩함을 자랑합니다. 전국에 무려 30척이나 있답니다. 고속감시정의 순찰 구역과 시간 등은 보안입니다.
제주세관 고속감시정* 관세행정 무료상담하는 공익관세사제주세관은 한국관세사회와 협조를 통해 2015년부터 공익관세사 제도를 운영중입니다. 중소.중견업체가 수출입 통관이나 FTA 관세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건데 현재 1명의 공익관세사가 제주세관에 배치돼 있습니다. 전국 세관에 배치된 공익관세사는 모두 47명인데요. 이들은 중소.중견업체가 수출상담을 요청해올 경우 현장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무료 상담을 지원합니다.
* 세관직원에 대한 폭언과 폭행, 공무집행방해로 처벌됩니다세관직원에 대한 소란은 '과세' 단계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얼마 전만해도 만취한 관광객이 중국에서 고가의 시계를 몰래 들여오다 적발되자 "내가 왜 세금을 내야 하느냐"며 1시간 가량 폭언이 이어졌다고 하는데요. 2019년 여름에는 휴대품 검사 과정에서 폭행을 당한 세관 직원이 결국 골절 진단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주세관은 폭언이나 폭행에 대비하고, 증거자료를 남기기 위해 녹취를 하는데요. 과세가 마음에 안든다며 세관직원을 함부로 대했다가는 허위신고에 이어 공무집행방해까지 갈 수 있다는 사실, 고가의 물품 몰래 반입을 꿈꾸는 분들은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제주세관 직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