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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직전 씀씀이 커진 宋 '먹사연'…檢 기부금 흐름 추적



법조

    전당대회 직전 씀씀이 커진 宋 '먹사연'…檢 기부금 흐름 추적

    2020년 10·12월 2021년 1월 지출 급증 확인
    월 평균 약 1~3천만원 수준서 7천만원 웃돌아
    먹사연과 송 전 대표 캠프 인사 여러명 겹쳐
    검찰 기부금 자금 흐름 파악…회계 장부 확보
    자진 출두 송영길 "후원금 한 푼도 안 써" 해명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했지만 검찰이 '조사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로비에서 돌려보내 조사를 받지 못한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류영주 기자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했지만 검찰이 '조사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로비에서 돌려보내 조사를 받지 못한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류영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으로 알려진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가 금품 살포 의혹이 제기된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기부금 지출 씀씀이를 대폭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월 1천만~3천만원 정도였던 이 단체 예산 사용 규모는 2020년 10월과 12월, 2021년 1월 등 세 달에는 월 7천만원을 웃돌았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2억원이 넘는 돈이 먹사연에서 빠져나간 셈이다. 검찰은 이 기부금 일부가 송 전 대표의 당대표 선거 캠프에 흘러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회계 자료 등을 분석하고 있다.

    3일 먹사연이 국세청에 신고한 '공익법인 기부금품 모집 및 지출 명세서'를 보면, 이 단체는 2020년 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적게는 945만원에서 많게는 3410만원의 기부금을 지출했다. 2020년 1년치 합계는 3억7529만원으로 월 평균은 약 3127만원이다.

    먹사연은 그해 10월 들어 평균의 2배가 넘는 기부금을 지출하기 시작했다. 2020년 10월 7515만원, 같은해 12월 7300만원, 이듬해인 2021년 1월 7700만원이 지출됐다. 세 달 동안 2억2천여만원의 기부금을 사용한 셈이다. 지출 명세서에는 '인건비 등 일반경비 외'라고만 용처를 밝혔을 뿐 구체적인 자금 사용 내역은 명시하지 않았다.

    송 전 대표는 2020년 말 당시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으로 민주당 내 유력 당권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수도권인 인천 계양 지역구 의원임에도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며 지역 민심을 챙기는 파격 횡보도 보였다.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 홈페이지 캡처'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먹사연은 송 전 대표가 2014년 인천시장 재선 실패 후 원외 인사로 활동하던 2015년 설립한 단체다. 이듬해 총선에서 국회에 재입성한 뒤에도 유력 외곽 조직으로 활동하며 송 전 대표를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 스스로도 "국회의원이 전국 정치하려면 싱크탱크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먹사연의 도움으로 가덕도 신공항 필요성을 강조하고 부산·울산·경남 경제 발전 계획을 제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먹사연 부설 조직 격인 '대전세종의 길'에는 이번 금품 살포 의혹 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감사가 참여했다. 검찰은 먹사연에 기부금이나 출연금, 후원금 등 형태로 유입된 자금 중 일부가 송 전 대표의 경선 캠프로 흘러갔을 개연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미 수사팀은 먹사연과 송 전 대표 경선 캠프의 회계 담당자 등 여러 인사가 겹치는 사실도 파악했다. 검찰은 기존에 돈봉투 살포 의혹 사건 압수수색 영장에 명시한 9400만원보다 불법 자금의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먹사연 압수수색 당시 내부 PC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하고 관련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확보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녹취록을 보면 "영길이 형이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지만 많이 처리했더라"라고 말하는 강씨의 음성이 나온다. 검찰은 송 전 대표 경선 캠프와 조직 내부의 자금 흐름 전반을 들여다보는 방향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먹사연의 기부금 회계 장부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자금 유입 경로도 확보했다.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 A 지역의 한 상공회의소와 당시 상의 회장인 B씨(Y사 대표)는 2020~2021년 먹사연에 1억원이 넘는 돈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 지역에 기반을 둔 복수의 민간기업이 1억7천여만원을 내기도 했다. B씨는 지난해 A 상의 공금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강제수사를 당했다.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했지만 검찰이 '조사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로비에서 돌려보내 조사를 받지 못한 채 입장을 밝히고 있다. 류영주 기자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했지만 검찰이 '조사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로비에서 돌려보내 조사를 받지 못한 채 입장을 밝히고 있다. 류영주 기자
    송 전 대표는 전날(2일) 검찰에 자진 출두했지만 문전박대를 당하고 10여 분 만에 돌아섰다. 송 전 대표는 취재진에게 "먹사연 압수수색은 명백한 정치적 탄압행위"라며 "그동안 회원이자 고문으로서 회비를 내고 후원금을 내왔다. 한푼도 (단체) 돈을 쓴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먹사연은 기획재정부 기부금 지정단체로 지정된 공적 조직이다. 검찰이 압수한 회계장부를 투명하게 분석하면 나와 무관하다는 것이 드러날 것이다"고 했다.

    한편 CBS노컷뉴스는 단체 기부금 지출 내역 등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복수의 먹사연 관련자를 여러 차례 접촉했지만 별다른 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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