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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대란 이어 의약품도?…원료의약품 자급률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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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소수 대란 이어 의약품도?…원료의약품 자급률 '바닥'

    타이레놀 원료 '아세트아미노펜' 대부분 중국산 의존
    원료의약품 자급률 24%에 불과
    美, 코로나 사태 이후 반도체, 배터리 등과 함께 원료의약품 국산화 추진

    스마트이미지 제공 스마트이미지 제공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세가 여전하던 지난 2021년. 시중 약국에 '타이레놀'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기 시작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백신 부작용을 완화해줄 해열진통제로 너도 나도 '타이레놀'을 찾았기 때문이다. '타이레놀' 씨가 마르자 일부 약국에서는 1인 1통으로 판매 수량을 제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던 지난해 가을에도 '타이레놀'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코로나와 함께 독감이 겹쳐 유행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타이레놀은 물론 이와 유사한 다른 감기약까지 동이 나기도 했다. 이 와중에 중국 보따리상이 한국에서 감기약을 싹쓸히 해간다는 뜬소문도 돌아 타이레놀 가수요를 부추기기도 했다.
     
    타이레놀의 주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으로 불리는 화학물질이다. 아스피린만큼 만들기 쉽고 저렴한 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이처럼 국내에서 반복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는 것은 거의 대부분을 수입해서 쓰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수요가 갑자기 늘더라도 공급을 탄력적으로 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더구나 같은 시기 해외 수요도 증가하면 아예 공급이 중단될 수도 있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의 안명수 본부장은 타이레놀 품귀 현상이 '요소수 대란 사태'와 매우 비슷하다고 말한다. 원재료가 희귀하거나 만드는데 첨단 기술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채산성이 맞지 않아 국내 생산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꼭 닮았다는 것.

    연합뉴스 연합뉴스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요소수처럼 거의 전량을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문제는 아세트아미노펜 뿐만 아니라 다른 원료 의약품 상당수도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불과 24.4%. 완제 의약품 자급률 60%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다.
     
    원료 의약품 자급률이 낮은 이유는 국내 제약산업이 '제네릭'(복제약)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복제약은 특허를 가진 '오리지널' 약보다 가격이 싸다. 제약사로서는 채산성을 맞추려면 저렴한 원료 의약품을 쓸 수 밖에 없다. 원료 의약품 대다수를 중국이나 인도 등에서 수입하는 이유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이 원료 의약품을 '공급망' 차원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채산성' 논리로 국제적 분업을 추구했다가 심각한 공중보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교훈을 깨달은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021년 2월 행정명령을 통해 원료 의약품을 반도체, 배터리, 필수 광물과 함께 4대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국내 생산 전략 등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EU 역시 의약품 생산 및 공급 패러다임을 '저비용'에서 '공급 안정', '고품질' 등으로 전환하고 의약품 입찰 시 가격 외에 제조소의 위치도 고려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원료 의약품 국산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작은 것이 걸림돌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필수의약품을 생산하더라도 국내 시장이 워낙 작아 폐기처분하는 경우도 있다"며 "국가가 수매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국가필수의약품 가운데 국내산 원료의약품을 쓰는 비율은 7%에 불과하다"며 "필수의약품 원료만이라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 생산설비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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