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기자충청북도교육청이 진보 성향인 김병우 전 교육감 시절 역점 시책 가운데 하나인 공립 대안학교 단재고등학교의 개교를 연기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단재고는 진천군의 은여울중·고등학교와 올해 괴산군에 문을 연 목도나루학교에 이은 이른바 '충북형 공립 대안학교 3남매' 가운데 막내다.
은여울학교가 심리·정서적으로 상처를 얻은 학생들을 위한, 목도나루학교가 자아 탐색과 진로설계를 고민하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라면, 단재고는 규칙과 제도, 교과중심 교육과정에 대한 부적응 학생을 위해 개인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계획됐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윤건영 교육감 취임 이후 도교육청은 기존 청주 가덕중 부지에 내년 3월까지 만들려던 단재고 설립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고, 준비부족을 이유로 개교를 1년 연기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충북형 공립 대안학교 설립에 깊이 관여한 도내 초·중·고 교사들로 구성된 충북대안교육연구회가 원안 추진을 요구하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연구회는 4일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년 이상 준비한 단재고는 교육과정까지 포함해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고 우수 교육과정으로 호평까지 받았다며, 도교육청의 결정은 전 교육감의 행적 지우기이자 진영논리에 의한 편가르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교육감이 바뀌었다고 모든 노력들이 마치 없던 일처럼 돼가고 있다며, 교육정책의 신뢰성과 연속성 차원에서도 이번 도교육청의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진영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며, 대안학교 설립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공립으로 설립되는 대안학교는 공교육의 책무성을 가져야 한다며,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와 함께 진학도 고려해야 해 새로운 교육과정 수립을 위해 개교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