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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덕연, 김익래 겨냥 "불 낸 사람이 보상해야…명예회복 원해"

금융/증시

    라덕연, 김익래 겨냥 "불 낸 사람이 보상해야…명예회복 원해"

    • 2023-05-05 05:25

    라덕연, 김익래 다우키움 회장 겨냥 의혹제기 지속
    본인 시세조종 의혹엔 "100% 안 했다" 선 긋기
    신빙성에 물음표…정반대 정황 '다수'
    김익래 회장, 전격 사퇴…"주식 매각금 사회환원"
    "사회적 물의 사과"…라덕연 주장엔 "악의적"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왼쪽)과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 연합뉴스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왼쪽)과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 연합뉴스
    8개 종목 주가폭락 사태와 맞물려 불거진 대규모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는 손실을 본 투자자들에게 "너무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이번 폭락은 내부적인 배신 때문이 아니라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한 것으로, 저 또한 손해를 입었기 때문에 이 일을 꼭 밝혀내서 피해 보상을 이끌어내고 명예를 좀 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가 폭락 사태의 배후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지목하며 본인은 피해자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라 대표는 김 회장의 다우데이타 보유 주식 대량 처분 등을 둘러싼 조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금융당국 또는 검찰에 제출한 뒤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진행하겠다고 했다. '시세조종 행위는 하지 않았다'는 본인의 설명과 배치되는 정황들이 속속 공개되는 상황에서도 라 대표는 "100% 시세조종은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4일 CBS노컷뉴스와 만나 이 같이 주장했다. 라 대표는 "현재 제 유일한 관심은 '불 낸 사람이 누구냐, 그 사람을 찾아 보상하게 하라'는 것"이라며 김익래 회장에 대한 의혹 제기에 집중했다. 라 대표가 끊임없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돌리고 있는 김 회장은 주가폭락 사태 2거래일 전인 지난달 20일 그룹 지주사 격인 다우데이타 보유 주식 140만주(605억4300만원어치)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 다음날인 21일 다우데이타 주가는 6.34% 하락했고, 그 다음 거래일인 24일엔 하한가를 기록했다.
     
    라 대표는 이 같은 대규모 처분 직후의 주가 하락이 김 회장에겐 상속세 절감 효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의도된 것 아니냐는 물음표를 거두지 않고 있다. 라 대표는 "블록딜로 주식을 사간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서 산 것일 텐데, 이틀 동안 패대기(매도)를 쳤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지 않느냐"며 "그런데 주가가 하락을 하면 김 회장은 증여‧상속세를 압도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처분한 쪽과 사간 쪽이 호흡을 맞췄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애초 라 대표는 블록딜 매매 대금조차 오가지 않았을 가능성도 거론했지만, 김 회장은 매매 대금이 자신의 계좌로 입금됐음을 나타내는 거래명세서까지 공개하며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맞받았다.
     
    그럼에도 라 대표는 "입금해 준 사람이 누군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다우데이터는 영업이익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낮았다며 "작년 12월에는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는데, 공매도 주체가 누구였는지도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역시 김 회장과 연관돼 있는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이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조만간 검찰 또는 금융당국에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키움증권 제공키움증권 제공
    김 회장의 주식 처분을 연쇄 주가 폭락 사태의 시발점으로 지목한 라 대표는 자신에게 제기된 주요 의혹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에도 "시세조종은 없었다"고 말했지만,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본인이 대포폰으로 주식 매매를 지시한다며 "제가 지휘의 흔적을 남기지 않아요. 제가 그렇게 다 세팅을 해 놨거든요"이라고 말한 과거 투자자 설명회 발언 녹음 파일이 최근 언론에 공개되기도 한 상황이다. 라 대표는 이에 대해 "우리는 싸게 주식을 사는 게 목적이었다"며 "(시세조종 여부는) 거래 내역 분석을 하면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정 종목 시초가와 종가 형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않는다"면서도 "만약 (호가로) 마이너스 10%가 뜨면 '마이너스 3%, 5%에 깔아놔'라고 한 게 조종한 것이냐, 아니면 마이너스 10%를 만든 게 조종한 것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고객들의 계좌를 일임 받아 통정매매를 했다는 의혹엔 "조사 때 설명을 할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라 대표는 투자자들로부터 수익 수수료를 본인 소유 또는 관계 법인을 통해 받음으로써 정상적인 자금인 것처럼 세탁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서도 "세탁이면 자금 흐름이 안 보여야 하는데, 뻔히 보이는 구조다. 이게 어떻게 세탁이냐"고 부인했다. 이번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같은 날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 시그니엘에 있는 라 대표의 사무실을 이틀째 압수수색했다. 이곳은 라 대표가 세력 핵심 인물들로 꼽히는 프로골퍼 안모씨, 측근 변모씨와 함께 투자 관련 논의를 진행한 곳으로 알려졌다.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연합뉴스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연합뉴스
    한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회장직 사퇴와 다우데이타 주식 매각 대금 605억 원 전액 사회 환원 결정을 전격 발표했다. 김 회장은 "매도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런 사태로 모든 분들께 상실감을 드린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며 "향후 금융 당국과 수사기관 조사에 숨김과 보탬 없이 적극적이고 성실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다만 이번 회견에서도 라 대표 주장을 "악의적"이라는 표현으로 일축했다. 지난 2일엔 라 대표를 명예훼손죄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하며 "그룹 총수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전혀 근거 없는 모함"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뤄진 김 회장의 사퇴‧환원 결정은 '진흙탕 싸움'으로도 비춰질 수 있는 현 국면이 그룹 전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국 조사도 그룹 차원의 '리스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키움증권 검사에 착수했는데, 이를 두고 사실상 김 회장 관련 의혹 규명 차원의 행보라는 분석도 뒤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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