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옛 주한미군 기지에 재탄생한 '용산어린이정원'이 개방된 가운데 시민들이 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류영주 기자어린이날 연휴가 시작되는 5일 전국적으로 강한 바람을 동반한 장대비가 예보되며, 야외 행사들이 줄지어 취소되고 있다.
부모들은 실망하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달래며 대체 프로그램 찾기에 여념이 없고, 어린이날 대목을 기대하던 유통업계도 애써 준비했던 주요 행사들의 차질이 불가피해 울상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초등학교 1학년 딸을 키우는 박가영(39)씨는 폭우 예보에 어린이날 계획을 취소하고 집 근처에서 간단히 식사만 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마스크 없는 어린이날이지만, 야속한 날씨 탓에 괜히 자신이 아이에게 미안해진다고 한다. 그는 "비도 많이 온다고 하고, 실내는 어디든 사람들이 북적일 것 같아서 나들이 계획을 취소했다"며 "아이에게는 지난주 가족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대신하자고 했는데, 겉으로는 괜찮다고 해도 속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은평구에서 초등학생을 키우고 있는 강희정(36)씨도 "어린이날인 만큼 집에만 있을 수는 없고 아이와 부모님을 찾아뵙는 정도로 연휴를 보낼 계획"이라며 "비가 많이 오고 바람도 많이 분다고 해서 안전하고 짧게 다녀오려 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어린이날에는 전국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칠 예정이다. 제주 산지에는 최대 400mm의 물폭탄이 예보돼있고, 중부지역에도 100mm 안팎의 많은 비가 길게 이어질 예정이다. 비는 6일 오전에야 점차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번 비는 강풍을 동반하고 있어 야외 활동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옛 주한미군 기지에 재탄생한 '용산어린이정원'이 개방된 가운데 시민들이 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류영주 기자궂은 날씨는 야외에서 대규모 이벤트를 준비하며 가족단위 손님들을 모시려던 유통업계도 속상하게 만들고 있다. 업계는 실외 행사는 실내로 전환하고, 기획됐던 실내 행사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에서는 오는 8일까지 국내 최초 포켓몬 축제인 '포켓몬 스프링 페스타'가 열리는데, 대표 행사로 야외에서 5~7일에 진행될 예정이던 '피카츄와 함께하는 퍼레이드'가 위기에 봉착했다.
퍼레이드에서는 어린이 고객들이 실제로 탑승할 수 있는 '키즈 트레인'이 운영되고, 1천평 규모의 잔디광장에서는 TV 애니메이션 갤러리를 설치해 포켓몬과 관련된 체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었지만, 실내 행사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롯데물산 마케팅팀 주은지 책임은 "5일에 비가 많이 올 것으로 예상돼 5일 퍼레이드는 실내인 롯데월드몰 2층에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외부 행사 거점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스탬프 랠리' 이벤트도 일단은 실내로 전환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켓몬 축제. 롯데물산 제공궂은 날씨 때문에 고객들이 실내에 몰릴 것을 대비해 실내 안전요원도 보강하기로 했다. 주 책임은 "어린이날 당일이다보니 많은 고객들이 찾아주실 것 같아 안전요원도 기존 인원 대비 60% 이상 증원했다"고 언급했다.
신세계프라퍼티 스타필드도 경기 하남점에서 오는 7일까지 야외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크레욜라 낙서 놀이터'를 비가 올 경우 취소하기로 했다. 대신, 스타필드 내에서 진행하는 '캐치! 티니핑'과 함께 스타필드 벌룬 페스티벌' 등 실내 행사에 주력할 계획이다.
흰디. 현대백화점 제공현대백화점은 전국 백화점과 아울렛을 자체 캐릭터 '흰디'로 꾸미고, 매장 내에서 어린이 고객들이 체험형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 설치되는 15m 높이의 초대형 흰디가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 예보가 있어 밖에 나오지 않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어린이날까지 겹친 만큼 실내 점포를 찾는 고객들이 평소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날씨 탓에 준비했던 100%를 고객들에게 보여드리지 못하게 됐지만, 안전관리에 주력하면서 고객들을 맞이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