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시행에 반대하는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이 2차 부분 파업에 나선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열린 간호법·면허박탈법 폐기 전국 2차 연가투쟁' 집회에서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가운데)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11일 의사면허취소법과 간호법 국회 본회의 통과에 반발한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이 '2차 연가투쟁'에 나섰다.
간호법 제정을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외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보건복지의료연대(의료연대)가 11일 부분 휴업에 돌입했다. 이날 부분 휴업에는 앞서 3일 진행된 1차 부분 휴업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치과 의사와 요양보호사도 참여했다.
이날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서울 용산구와 마포구, 강서구 치과 20여곳을 둘러본 결과 이 가운데 9곳이 휴진했다.
"의료인 면허취소법 및 간호법 국회 본회의 통과에 따른 대통령 거부권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그 의지 표명의 하나로 2023년 5월 11일 하루 휴진합니다"
서울 강서구에 있는 한 치과에는 위와 같이 휴진 안내 문구가 붙어있었다. 비슷한 휴진 안내문을 붙인 영등포구의 한 치과 관계자는 CBS노컷뉴스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미리 환자들과 스케줄 조정을 다 한 상황"이라며 "치과는 기간을 두고 (환자가) 오시기 때문에 환자들도 (일정 변경 이유를 설명하니) 수긍하셨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이 이날 점심 시간대에 방문한 마포구의 한 이비인후과는 이날 진료시간을 1시간 단축해 '오후 5시까지만 진료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환자는 4명이 대기하고 있을 뿐이었다. 병원 관계자는 "부분 파업을 하고 직원들과 같이 연가투쟁에 동참하러 가려고 한다"며 "진료 끝날 때쯤 오시는 (환자) 분들이 꽤 있다. 오래전에 예정됐으면 미리 공지했을 텐데, 이번 주 초쯤 (부분 파업이) 결정된 거라 환자들한테는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오후 2시쯤 취재진이 방문한 서대문구의 안과도 병원 입구에 "단축 진료. 금일 양해 부탁드린다"라는 입간판을 세워뒀다. 안과를 찾아온 한 70대 여성은 "경기도에서 왔는데 문 앞에 단축 진료라는 안내가 있어서 오늘 진료 안 하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며 "진료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지금 검진해 보니까 눈도 안 좋다"라며 안도했다.
병원 관계자는 "연가투쟁이나 단축 진료를 하면서 우리가 바라는 바를 정부를 향해서 또 국민을 향해서 공감을 같이 하려고 한다"며 "다음주쯤 결정이 날 것 같은데 우리 의지를 보여주는 전체 파업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각 방문한 용산구의 한 내과도 평소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되지만 이날 "5월 11일 오후 4시 30분까지 단축 진료한다"는 안내문이 문 앞에 붙어있었다.
내과 소속 간호조무사들은 오후 4시 30분까지 일한 뒤 이날 열리는 규탄집회에 참여할 계획이었다. 병원 관계자는 "오늘 단축 진료한다는 안내문을 붙여놨고, 여기는 동네 병원이기 때문에 어머님들 사이 입소문이 나서 헛걸음하시는 환자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료를 기다리던 70대 여성 김임자씨는 "(단축 진료) 안내문을 보고서야 알았다며, (병원이 휴업하면) 불편할 것 같다"면서도 "(연가투쟁하는 게) 다 살려고 하는 건데 해야지"라고 말했다.
진료 받고 병원을 나서던 80대 여성 정갑년씨는 "나이 먹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병원에 올 일이 많으니 (병원이 휴업하면) 불안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연합뉴스앞서 대한치과협회(치과협회)는 협회에 소속된 치과의사 3만여 명에게 하루 휴진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날 의료연대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 15개 지역에서 오후 12시 5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지역별로 집회를 진행했다. 이후 의료연대는 오는 16일까지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을 경우 총휴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대통령은 법안을 국회로부터 이송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간호법은 지난 4일 정부로 이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