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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경기교육 '숨은 조력자'…이경희 부교육감의 독특한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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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경기교육 '숨은 조력자'…이경희 부교육감의 독특한 '이력'

    교육행정직 아닌 재경직…독특한 이력
    국토부 차관 면담…학교 골칫거리 해결
    기계설비관리자 미선임 과태료 1년 유예
    임태희 핵심 공약 추진 '숨은 조력자'
    학교 신설 100% 중투 통과·교원 충원 성과

    학교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고 있는 이경희 경기도교육청 1부교육감. 경기도교육청 제공학교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고 있는 이경희 경기도교육청 1부교육감. 경기도교육청 제공
    이경희 경기도교육청 1부교육감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교육부나 교육청 직원들은 대부분 교육행정직이지만, 이 부교육감은 특이하게도 재경직이다. 대학에서도 경영학을 전공했고,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을 정도로 교육쪽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자연스럽게 공직의 첫 시작은 과학기술처였다. 그러다가 과학기술부를 거쳐, 2008년 과학기술부와 교육인적자원부가 합쳐진 교육과학기술부에 몸담게 되면서 교육 분야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게 됐다. 이후 2013년 교육부가 출범하면서 비로소 완전한 '교육인'이 됐다.

    "저는 교육행정직으로 시작한 게 아닙니다. 10년 넘게 정부 부처의 행정 업무를 했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이 지금도 교육행정 업무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행정 경험, 자신감 무기…경기교육 '숨은 조력자'

    이경희 경기도교육청 1부교육감. 경기도교육청 제공이경희 경기도교육청 1부교육감. 경기도교육청 제공
    지난해 10월 경기도교육청으로 발령받은 뒤 그의 독특한 이력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일선 학교들의 골칫거리였던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의무 선임' 문제였다. 2020년 개정된 기계설비법에 따라 연면적 1만㎡ 이상의 학교는 기계설비유지관리자를 의무적으로 선임해야 했다.

    하지만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학교들 입장에선 수천만 원에 달하는 인건비를 감당할 수도, 그렇다고 교육기관이 법을 어기고 과태료(500만 원 이하)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지난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취임 이후 학교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은 일선 학교의 애로사항을 알게 됐고, 임 교육감의 지시를 받아 이 부교육감이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이 부교육감은 주저 없이 주관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하기 위해 세종시로 향했다.

    "여러 부처에서의 행정 경험이 교육부 이외의 부처와 업무 협의를 할 때도 주눅 들지 않고 자신감 있게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는 이원재 차관을 직접 만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육 현장의 실정을 전했다.

    "교육에 전념해야 할 교직원들이 기계설비 관련 자격증을 따는 데 시간을 쏟고 있는 학교들도 있었습니다. 일단 과태료 부과를 유예해 주고, 최종적으로는 법 적용 대상에서 학교를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지난 4월 국토부는 경기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냈다. 우선은 과태료 부과를 올 연말까지 유예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부교육감은 "지금은 학교가 숨 돌릴 시간을 번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학교를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관리자 한명이 여러 학교를 동시에 담당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국토부측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임태희 교육감 핵심 공약 '과밀학급 해소' 성과

    이경희 경기도교육청 1부교육감. 경기도교육청 제공이경희 경기도교육청 1부교육감. 경기도교육청 제공
    취임 이후 이 부교육감은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 번은 세종 정부청사를 찾았다. 경기지역 학교의 고질적 문제인 '과밀학급' 문제를 풀어야 했기 때문이다. 과밀학급 해소는 임 교육감의 핵심 공약일 정도로 도교육청으로서는 최대 현안이었다.

    이 부교육감은 지난달 '2023년 정기 2차 중앙투자심사 및 정기 1차 공동투자심사'를 앞두고 도교육청 관련 부서 직원들과 함께 교육부와 행정안전부를 방문해 집중적으로 설득작업을 벌였다. 교육부는 학교 신설 및 교원 채용 업무를, 행안부는 실질적인 인력 배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학생수 감소로 학교 신설에 부정적인 교육부의 입장을 바꿔놓는 데 이 부교육감이 이끈 이들 '별동대'는 숨은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다른 지방과는 달리 경기도는 신도시를 중심으로 학교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끈질기게 어필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교육부는 경기도교육청이 신청한 11개 학교 신설을 모두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임 교육감 취임 이후 경기도교육청이 학교 신설을 요청한 32개교가 100% 통과한 쾌거였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경기도만큼은 교원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허용해 주기도 했다.

    이 부교육감은 "학생, 학교, 교원 규모로 봤을 때 경기도교육청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절반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학교 신설과 교사 증원으로 '과밀학급 문제'가 어느 정도는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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