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간호법안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조 장관은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가 16일 열리는 가운데 직역 간 첨예한 갈등을 일으켰던 간호법 운명도 이 자리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정부와 여당이 거부권을 공식 건의함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 의사를 수용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어서 간호협회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5일 굳은 표정으로 브리핑 마이크 앞에 섰다.
그는 "간호법은 전문 의료인 간 신뢰와 협업을 저해하여 국민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국무위원으로서 대통령에게 재의요구를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장관은 간호사의 업무가 의료기관에서 지역사회로 확장되는 부분을 지적하며 "의료에서 간호만 분리할 경우 국민 권리가 제한될 수 있다"며 "의료기관 외에 간호업무가 확대되면 국민들이 의료기관에서 간호 서비스를 충분히 받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또 "의료기관 외에서의 사고에 대해서는 보상 청구와 책임 규명이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의료연대는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만일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간호사 단체는 사상 초유의 단체 행동까지 언급하며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대한간호협회 소속 관계자들이 간호법 제정을 위한 무기한 단식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대한간호사협회는 단체행동에 대한 자체 조사에서 98.6%가 '찬성'을 택했다고 밝혔다.
간호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협회에 등록한 전 회원을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참여인원 10만5191명(14일 자정 기준) 중 10만3743명(98.6%)이 '적극적인 단체행동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협회는 현재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를 대비해 단체행동 수위를 논의중이다.
다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한 파업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한간호협회 김영경 회장은 "모든 간호사들이 압도적으로 적극적인 단체행동을 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했다"며 "국민 건강권과 대한민국 보건의료 미래의 명운이 달린 간호법 공포를 두고, 간호사들이 적극 행동에 나서기를 결심한 만큼 간호법에 대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그에 따른 적극적인 단체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적극적 단체행동 여부와 함께 간호사 면허증 반납 운동 참여와 간호사가 원하는 정당에 가입하는 1인 1정당 가입하기 '클린정치 캠페인' 참여에 대한 의견도 조사했다.
조사결과 간호사 면허증 반납 운동에 참여하겠다는 의견은 64.1%(6만7408명)였다. 또 1인 1정당 가입하기 '클린정치 캠페인'에는 79.6%(8만3772명)가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
한편 복지부는 간호법과 별개로, 간호사들의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을 위한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조 장관은 16일 오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을 방문해 진료지원 간호사(PA) 애로사항 등 현장 목소리를 청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