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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조선일보 보도 정면 반박…"고의적 왜곡으로 2차가해"

사건/사고

    건설노조, 조선일보 보도 정면 반박…"고의적 왜곡으로 2차가해"

    건설노조·언론노조 "조선일보와 검경, 유가족과 목격자에게 혐오범죄와 2차 가해 자행"
    "건설노조 간부 A씨, 양씨 분신 만류하려고 대화로 설득"…조선일보의 고의적 사건 왜곡이라 비판
    원희룡 국토부 장관 페이스북에 조선일보 보도 공유…"동료의 죽음, 투쟁의 동력으로 삼으려고 했다는 의혹"

    전국건설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이 1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양회동씨 분신 관련 조선일보 보도를 비판하고 있다. 양형욱 기자전국건설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이 1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양회동씨 분신 관련 조선일보 보도를 비판하고 있다. 양형욱 기자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가 고(故) 양회동씨 분신 관련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서 "양회동 열사와 관련된 모든 상황을 뒤틀려는 악의적인 보도"라고 비판했다.

    건설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조선일보가 보도에서 활용한 폐쇄회로(CC)TV가 유출된 경위가 미심쩍고, 유가족·목격자에 대한 혐오범죄이자 2차 가해를 저질러 언론의 보도윤리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건설노조 박미정 부위원장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조선일보가 민주노총과 건설노조를 혐오한다는 사실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취재'와 '보도'라는 이름 하에 벌인 행태는 언론 역할과 윤리로서도, 인간으로서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고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회동씨의 빈소에서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회동씨의 빈소에서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조선일보와 검찰, 경찰은 유가족과 목격자에게 명백한 혐오 범죄와 2차 가해를 자행했다"며 "마땅히 지켜야 할 최소한의 보도 윤리를 저버리고 왜곡과 조작으로 윤석열 정권의 애완견을 자처한 조선일보는 이제 그만 언론의 외피를 벗으라"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양씨가 분신할 당시 사건 현장에 있던 건설노조 강원지부 부지부장인 A씨의 대처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며 사건 발생 당시 CCTV 영상 갈무리를 전날(16일) 공개한 바 있다.

    건설노조는 사건 당시 A씨가 양씨의 분신을 만류하기 위해 대화로 설득했다고 반박했다.

    건설노조 김준태 교육선전국장은 "A씨는 열사의 분신을 말리려고 했다. 양회동 열사는 목격자와 조우하기 전 이미 휘발성 물질을 자신의 몸과 주변에 뿌린 상황이었다"며 "조우 당시 열사가 한 손에는 라이터를 손에 쥐고 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휘발성 물질을 들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열사가 다가오지 말라는 경고에 따라 A씨는 섣부르게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열사를 대화로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고 부연했다.

    16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건설노조 탄압 중단 촉구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건설노조 고 양회동씨를 향한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16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건설노조 탄압 중단 촉구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건설노조 고 양회동씨를 향한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조선일보에서 언급한 휴대전화를 만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열사가 동료들에게 메신저로 자신의 결정을 미리 알린 상황이었고, 한 동료가 열사를 만류하기 위해 '어떻게든 말려'라고 통화한 내용에 대해 (A씨가) 답변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건설노조는 조선일보가 검경으로부터 양씨 분신과 관련한 자료를 받은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준태 국장은 "(조선일보가) 춘천지법 강릉지청 종합 민원실 외벽에 붙어있던 CCTV를 제공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검찰과 경찰의 내부 조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조선일보라는 특정 언론을 통해서 열사에 대한 모든 논점을 흐리기 위한 다분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건설노조 100인 변호인단 신선아 변호사는 "조선일보가 일부 영상 사진을 부각하면서 악의적으로 보도한 것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기사 삭제 및 정정보도를 요청할 것"이라며 "영상을 누구로부터 어떻게 넘겨받았는지 확인되지 않지만,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소지나 공무상 기밀 누설 혐의 소지가 있다"고 향후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 앞에서 전국건설노동조합 경기도 건설지부 조합원들이 경찰의 집중 수사를 규탄하고 지난 1일 분신해 숨진 건설노조 간부 고(故) 양회동 씨를 추모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 앞에서 전국건설노동조합 경기도 건설지부 조합원들이 경찰의 집중 수사를 규탄하고 지난 1일 분신해 숨진 건설노조 간부 고(故) 양회동 씨를 추모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원로 언론인들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자유언론실천재단 이부영 명예 이사장은 "노동자와 노동자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몸을 불사른 양회동 열사를 왜곡하고 짓밟는 조선일보 작태를 보면서 언론인 활동을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며 "노동조합을 하는 길만이 자기의 권익, 노동자들의 권익, 심지어는 자기 가족들의 권익을 지키는 일이라고 굳게 믿었던 노동자를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언론 조선일보가 털 끝 하나 이해하지 못했다"고 일갈했다.

    한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조선일보 보도를 공유하며 건설노조에 대한 음모론을 제기했다.

    원희룡 장관 페이스북 캡처원희룡 장관 페이스북 캡처
    원 장관은 "자신의 동료가 시너를 몸에 뿌리고 불을 붙이던 현장에 있던 건설노조 간부가 이를 말리지 않고 한참 동안 바라만 봤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혹시나 동료의 죽음을 투쟁의 동력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면서, 조선일보 보도에 사용된 영상 갈무리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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