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모래조각을 정비하는 모습. 박진홍 기자최근 부산의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때 이른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다음 달 조기 개장을 앞둔 일부 해수욕장은 평년보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고 막바지 손님 맞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17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에 방문객들이 겉옷을 벗어들고 백사장을 거닐었다. 사진을 찍는 방문객 옆에서는 작업자들이 백사장에 펼쳐진 모래조각 작품을 정비하고 특설 무대를 설치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부산 해운대의 낮 기온은 오후 2시 기준 24.7도를 기록했다. 기장군은 28.4도, 금정구가 28.3도를 기록하는 등 부산 전역이 전형적인 초여름 날씨를 보였다.
부산은 이달 중순부터 낮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3~5도가량 높아 때 이른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금정구의 수은주는 한여름 수준인 30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17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사진을 찍는 방문객들 뒤로 모래조각 정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박진홍 기자더위가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찾아오자, 다음 달 1일 조기 개장을 앞둔 부산지역 해수욕장은 구름처럼 몰려들 피서객을 맞이하기 위해 각종 시설물을 정비하는 등 개장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운대구는 우선 피서객 편의를 위해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 백사장 평탄화를 진행하는 한편, 개장 전에 해변 폭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송정해수욕장에 모래를 투입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여름철만 되면 긴 대기 줄이 만들어지는 해운대해수욕장 공중화장실도 전면 리모델링 중이다. 이달 안에 공사가 끝나 피서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해수욕장 문이 활짝 열렸음을 알리는 개장식은 통상 개장 당일에 열리지만, 올해는 해운대해수욕장 개장식 하루 전에 열린다. 31일 오후 7시 백사장 특설무대에서 '해운대 물결로, 엑스포 바다로'를 주제로 화려한 불꽃쇼와 함께 퓨전국악과 8090 레트로 퍼포먼스 공연이 펼쳐져 방문객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예정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전야제 성격으로 미리 개장식을 열어 해수욕장 문이 열렸음을 성대하게 알린 뒤, 다음 날부터는 본격적으로 손님맞이에 나서 오롯이 방문객 편의 제공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17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 특설무대가 마련되고 있다. 박진홍 기자개장 이후에도 해운대와 송정 해변에서는 다양한 공연과 문화 행사가 수시로 열려 방문객들은 여름 내내 축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름철 지역 문화 예술의 장으로 자리 잡은 '해운대 해변라디오'는 올해도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 특설무대에서 마술과 성악·가곡 공연, 아티스트 토크쇼 등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해운대해수욕장에 마련된 버스킹 존 9곳에서는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2시간 단위로 버스킹 공연이 상시 열린다.
특히 올해는 송정해수욕장 죽도공원 앞에 조성한 문화광장이 첫선을 보인다. 2천 ㎡ 규모로 마련된 이벤트광장에서는 특유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 등이 펼쳐지며 송정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많은 방문객이 해운대와 송정을 찾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자체는 피서객 안전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에서는 안전 취약시간대 익수사고 방지를 위한 '야간 입수자 자동감시 경보 시스템'이 다음 달부터 가동된다.
해풍과 염분 등으로 부식이 심한 수상구조 요원 안전감시탑도 전면 보수해 피서객이 긴급 상황에 망루 위치를 더욱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또 민간수상구조대가 조기 개장 시기부터 해수욕객 안전관리에 나서는 한편, 야간단속원도 활동에 나서 야간입수나 해변 불꽃놀이 등 불법행위를 계도·단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