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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신라는 정말 삼국을 통일했을까…끝없는 논쟁

책/학술

    [신간]신라는 정말 삼국을 통일했을까…끝없는 논쟁


    역사비평사 제공 역사비평사 제공 

    역사학자들이 들여다 본 '삼국통일을 둘러싼 해석과 논쟁'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다. 이른바 '삼국통일전쟁론'은 학계의 주류에서 자리 잡으며 역사교과서에서도 이같은 주장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사학계 한 편에서는 신라가 고구려까지 통합한 것이 아니라 백제만을 병합하고 고구려는 발해로 계승했다는 '백제병합(통합)전쟁론'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일통삼한 의식' 역시 전쟁 와중에 혹은 전쟁 직후에 생겨났다는 '7세기 성립설'과 신라 말 김헌창의 난 때 국가 분열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데올로기로서 출현했다는 '9세기 성립설'이 논쟁을 거듭하고 있다.

    책은 기경량 가톨릭대 국사학과 조교수, 김종복 안동대 사학과 교수, 여호규 한국외대 사학과 교수, 윤경진 경상대 사학과 교수, 이기천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재석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이재환 중앙대 역사학과 부교수, 이정빈 충북대 역사교육과 부교수, 임기환 서울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 전덕재 단국대 사학과 교수, 정요근 서울대 국사학과 부교수, 홍보식 공주대 사학과 교수가 참여해 이 논쟁의 진의를 당대 역사서와 다양한 문화적 기록을 통해 삼국통일에 대해 고증한다.

    이를 엮은 정요근 교수는 "삼국통일과 일통삼한 의식에 관한 주제는 시대가 흘러도 변하기 어려운 한국 고대사 분야의 핵심적인 논쟁 주제"라며 "특정 어느 세대 연구자들의 인식과 관점만을 담지 않고 폭넓은 연령 등으로 다양한 시각과 생각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국사적·민족사적 관점에서 탈피해 한국 고대사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7세기 중·후반 전쟁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한반도의 범위를 벗어나 만주와 동북아시아, 동부 유라시아의 범위까지 연동되는 사건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책은 계간 '역사비평'의 편집위원이기도 한 공동저자이자 엮은이가 '삼국통일과 통일신라의 재조명' 기획을 추진하며 발표된 논문을 단행본으로 엮어낸 것이다. 

    기경랑 외 지음ㅣ정요근 엮음ㅣ역사비평사ㅣ376쪽

    한겨레출판 제공 한겨레출판 제공 

    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 '별난 장소들의 지도' 등을 집필한 이색명소 전문가 트래비스 엘버러가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인 폐허' 40곳을 통해 파국을 피하지 못한 역사의 유산과 문명의 이기 잔재를 들여다 본다.

    포루투갈의 도나시카성은 파우메이라의 지주였던 주앙 주제 페헤이라 헤구가 자기 부부의 결혼을 기념해 지은 건축물이다. 하지만 이 부부의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르며 건축도 중단됐다. 건축가는 처음부터 이들의 운명을 예고한 듯 고딕, 아라베스크, 낭만주의 등 다양한 양식이 충돌하는 성을 지었지만 끝내 완공되지 못한 채 성은 황폐한 모습으로 남았다.

    스웨덴의 그랜게스베리는 유럽 전역에서 생산되는 철의 1/4이 아는 베리슬라겐 지방에서도 가장 풍부한 철광석층이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1990년 광산이 문을 닫은 이후 300년 넘게 지탱해온 광산업의 흔적은 거의 사라지고 허물어진 주택들만 남았다. 그렌게스베리는 이후 '감록켄' 음악 축제를 주최하며 헤비메탈 기반 산업을 육성하려 했지만 심각한 재정난으로 그마저 실패했다.

    아서왕의 전설을 모티브로 만든 영국 카멜롯 테마파크도 한때는 한 해 100만 명이 방문하는 명소였지만 관광객 수가 점점 줄더니 런던 하계올림픽과 엘라베스 여왕 즉위 60주년 행사가 열린 2012년 문을 닫았다.

    이 외에도 죄수들의 섬 앨커트래즈, 소금사막 우유니의 기차 폐기장, 미국의 살인 수도 게리, 히틀러가 없애려고 했던 조상들의 고향 오스트리아 될러스하임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속사정이 숨어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한번쯤 찾아가고픈 호기심을 자아낸다.  

    저자는 이 책을 버림받고, 소외되고, 사람이 살지 않고, 사람이 살 수 없는 장소들의 지명 사전이라고 자평하며 "잊혀서 완전히 사라진 대상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하지만 방치는 희망을 모두 포기해야 할 근거가 아니라 그 반대"라고 지적한다.

    이어 "버려진 장소는 다가올 세상을, 잔해에서 구할 가치가 있는 것들을 더 오래 열심히 생각해 보라고 격려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ㅣ성소희 옮김ㅣ한겨레출판ㅣ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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