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의회 김윤철(사진 왼쪽), 이성국 의원. 전주시의회 제공전북 전주시가 더 많은 지도자의 지원을 받기 위한다며 폭이 좁혀진 배드민턴 실업팀 감독 공모를 하루 만에 철회하자 전주시의회가 원색적인 비판에 나서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해괴망측한 시도', '분별력 없고 무소불위식 행태', '저의가 무엇이냐', '생각한 감독 있느냐'는 발언과 함께 조례대로 채용에 나서지 않을 경우 업무 추진 과정에서 협조가 힘들 것이라는 경고도 서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주시의회 김윤철 의원(중앙동, 풍남동, 노송동, 인후3동)은 제402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책임감이 강한 감독을 뽑을 수 있도록 조례 제정을 통해 지도자 선발 규정을 손질했고 이에 따라 전주시가 감독 선발공고를 내고는 행정의 분별력 없고 무소불위식의 행태로 말미암아 공고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임위 간담회가 아닌 비공식적인 통로로 의회를 향해 지도자 선발 규정을 담은 일부 내용을 최초 행정에서 제시했던 내용으로 개정하기로 요구하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해괴망측한 시도를 접하게 됐다"며 "퇴행적인 내용으로 잉크도 마르지 않은 조례를 개정하고자 하는 것은 누구의 지시이고 발상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례대로 하지 않을 경우 의회와의 충돌은 피할 수 없을뿐더러 민선 8기에서 해당 상임위부터 생산적인 협조를 구해내기는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의원이 주장한 '책임감이 강한 감독'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표현 속에는 전주시와 갈등을 빚은 감독 채용의 기준에 대한 시각차가 존재한다.
전주시가 최초 제시한 배드민턴 감독 채용의 범위는 초중고, 대학 또는 실업팀에서 3년 이상 해당종목 지도 경력이 있는 사람이다.
"문호를 넓혀야 한다"는 기조에 따라 보다 많은 사람이 지원하도록 하고 인사위원회에서 적격자를 선발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김 의원과 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 일부 의원들은 '초중고'를 뺀 대학과 실업팀 지도 경력만으로 "폭을 줄여야 한다"며 강하게 요구했다.
김 의원은 감독 자격 기준에 대해 "성인들 상대로 지도 경력을 토대로 지도하는 역량을 발휘하는데 나름대로는 실업팀이나 최소한 대학팀을 지도한 경력이 주효한 것 아니냐"며 "초중고 경력은 있으나 마나(하다) 있으면 더 좋을 수도 있지만 꼭 필요한 필수 요건은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초중고' 부분이 빠진 채 수정가결됐고, 전주시는 감독 공모 채용을 진행할 수밖에 없게 됐다. 많은 사람이 지원할 수 없다는 민원이 제기됐고 공모글은 하루 만에 철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창단을 앞두고 배드민턴 실업팀을 꾸리는 과정에서 감독 선발 기준을 규칙이 아닌 의회 승인 사안인 조례안에 담게 한 전주시의회는 지원 폭을 줄이는 입장을 수차례 강권하면서 도리어 폭을 넓히려는 전주시에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당시 회의록을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주시의회 이성국 의원(효자5동)은 담당 과장에게 "저는 오히려 과장님이 그렇게 말씀하는 게 생각하시는 감독님이 있으신가 그런 생각도 한번 해본다"고 질의했다.
이날 김윤철 의원도 5분 발언에서 "이제 막 탄생된 조례를 모집 공고 중단까지 하면서 개정해야 한다고 의회 설득을 시도한다면 그 저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발언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관계자는 "채용 문은 좁히는 것보다 넓혀 가지고 많은 사람이 공개 채용에 참여해서 인사위원회에서 가장 적정하고 역량 있는 선수든, 지도자든 채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초중고를 제외하면서 발생한 우려가 결국 여러 민원으로 제기된 만큼 공모를 취소했고 감독 선임 절차를 중단했다. 창단이 늦어지지 않기 위해 조례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정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