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제공식물적 낙관
'식물적 낙관'은 한겨레 ESC에 연재한 에세이 '식물 하는 마음'에 더해 미발표 원고들을 엮어낸 소설가 김금희의 두번째 산문집이다.
단편과 중편, 장편을 오가며 인물들의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냈던 저자의 이번 산문은 발코니 정원의 연약하고도 강인한 식물들을 통한 깨달음의 기록이자, 식물을 매개로 만난 다정한 사람들과 만들어낸 환한 순간들의 사계절을 담은 기록이다.
저자는 마당이 없는 가드너들을 위한 책 '퇴근하고 식물집사' 추천의 글에서 "내 공간에 '성숙한 반려 식물의 개성이' 스밀 때까지 '자연이 갈 길을 가도록 하라'는 저자의 명쾌한 당부가 '그린썸(Greenthumb)'을 꿈꾸며 오늘도 잎을 돌보고 뿌리를 살피는 모든 이들에게 '완벽한 세기의 빛'이 되어주기를 바란다"며 반려식물을 키우는 이들에 대한 동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의 첫 산문집 '사랑 밖의 모든 말들' 첫머리에 "글을 쓰지 않을 때면 으레 발코니에 나가 식물을 돌보다 문득 '절박하게 하네. (…) 싸우듯이 하네' 라는 마음을 소리를 들었다"고 쓴 작가의 3년간 모은 산문집을 통해서도 "돌아보면 내가 식물에 빠져든 시기는 마음이 힘들었던 때와 거의 비슷했다"고 회고한다.
저자는 반려식물을 키우는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반려식물을 통해 자신의 삶을 단순하고 너그럽게 바라보며 성숙하게 키우는 방법을 들려준다.
김금희 지음ㅣ문학동네ㅣ260쪽
다산북스 제공 우정 도둑
스물여섯부터 스물아홉까지의 여행을 담은 '쉬운 천국'으로 서점가의 주목을 받았던 유지혜 작가가 30대가 되어 첫 에세이 신간 '우정 도둑'을 펴냈다.
평소 '훔치고, 들킨다'는 말을 좋아한다는 저자는 "결핍이 있는 사람은 도둑이 되고, 도둑은 무엇인가 훔쳐 달아난다"며 "작가는 끊임없이 누군가를 팔아넘기는 사람이니, 글을 쓸 때마다 도둑이 된 것 같았다"고 말한다.
글을 쓰는 건 그동안 자신이 훔친 것을 가장 뻔뻔하고 근사하게 공개하는 일이라며 이번 에세이를 통해 '우정'을 성실하게 훔쳐왔다는 그는 우정은 사랑과 달리 비밀스럽고 티 내지 않지만 담백하고 뜨거운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한다.
그래서 우정은 서로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때로 부재한 시간을 인정하는 관계, 훌쩍 자라서 다시 나타났을 때 흔흔한 웃음으로 맞이하는 관계, 바람이 통하는 사이, 그 영원을 가진 신선함을 가져서 훔치고 싶었다고 한다.
저자는 "우연히 서로를 마주치고, 서로에게서 훔치며 완벽해"지고 "나의 아름다움보다 너의 아름다움이 더 중요해질 때, 나는 내 결핍을 까먹어버린다"며 투명한 사랑 '우정'을 빌어 서로가 연결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유지혜 지음ㅣ다산북스ㅣ3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