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행궁 '환경사랑 축제'의 한 노점상에서 판매한 바비큐와 생수병에 담겨 나온 소주. 온라인커뮤니티 캡처일부 지역축제서 터무니없는 가격에 먹거리를 팔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수원 축제에서 바가지를 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온라인커뮤니티에 따르면 '주말에 열렸던 수원 축제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전날 게재됐다. 해당 글은 한 블로거가 수원 화성행궁 '환경사랑축제'에 다녀온 후 작성한 글을 공유한 것이다.
지난 11일 축제에 방문한 A씨는 바비큐와 소주 주문 후 노점상의 메뉴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통돼지바비큐가 4만원, 골뱅이무침 3만원, 순대 2만원으로 예상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A씨는 "앉자마자 주문했기에 나가기에는 늦었다"며 "얼마 전 지역축제 바가지라는 뉴스 기사를 봤는데 내가 실제로 당할 줄이야"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양배추가 가득 깔려있는 바비큐와 메뉴판.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이어 나온 음식에 A씨는 실망을 금치 못했다. A씨는 "바비큐는 수육같았고 사이드엔 소금과 쌈장과 고추와 양파 뿐"이었다며 사진을 첨부했다. 첨부된 사진을 보면 바비큐 고기를 걷어내자 눈속임용 양배추가 수북하게 쌓여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해당 상점은 소주를 500ml 생수병에 담아 제공했다. A씨는 "냉수가 나와 한 모금했더니 소주"였다며 "고등학생들 몰래 술 주는 것처럼 생수병에 담아줬다"며 의아해했다. 남은 술을 재활용하거나 대용량 소주를 소분해 판매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만일 해당 상점의 업주가 일반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가정용 소주를 소분해 팔았다면 주세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원칙적으로 음식점 등에서는 업소용 주류만 판매하도록 되어있다. 소주의 경우 가정용과 업소용의 주세(술에 붙는 세금)이 동일하지만, 세무당국에서는 소득세 탈세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간주해 금지하고 있다.
또, 해당 상점의 업주가 남은 소주를 재사용했을 경우 식품위생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A씨는 "이렇게 20분 만에 5만원을 결제"했다며 "지역 상인들의 축제가 아닌 전국을 돌아다니는 전문노점상들과 주최 측의 축제가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수원 화성행궁 '환경사랑축제' 먹거리 판매 모습. 온라인커뮤니티 캡처이에 네티즌들은 "나도 갔었는데 바로 나왔다. 닭꼬치가 개당 5천원이더라", "자릿세 내고 들어왔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할거임", "재활용이 아니고서야 소주를 저렇게 판매할 일이 있느냐"며 입을 모아 비판했다. 다만 "하하하하청구조라서 그렇다. 저렇게 팔아도 얼마 못 챙길 것이다", "지역 공무원들이 일 안 하는 것이라고 밖엔 생각이 안든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지역 축제 바가지 논란이 잇따르며 자정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영양군청은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옛날과자를 7만원에 팔아 논란이 일었던 것에 대해 "재발하지 않도록 상거래 질서 확립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춘향제 야시장 음식으로 논란이 됐던 남원시는 축제 담당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또, 14일 인천 소래포구 상인들은 "최근 '꽂게 다리 사건'이 계기가 되었다"며 "호객 행위, 섞어 팔기, 바가지 등을 척결하겠다"며 자정대회를 벌였다. 앞서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소래포구에서 산 활꽃게가 죽은 꽃게로 바꿔치기 당했다는 글이 확산돼 누리꾼의 공분을 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