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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는 팬데믹 견디게 한 빛"…보랏빛으로 가득 찬 한강변

사회 일반

    "BTS는 팬데믹 견디게 한 빛"…보랏빛으로 가득 찬 한강변

    데뷔 10주년 맞아 더 특별한 페스타…전세계서 모여든 '아미'
    '라이브 스크린' 앞에서 리듬 타며 떼창…포토존서 1시간 대기
    불꽃놀이까지 약 30만 인파 몰릴 듯…마포대교 남단 등 이동 통제
    브루노 마스·아이돌 콘서트 열리는 잠실도 비상…"가급적 대중교통 이용"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BTS 데뷔 10주년 페스타가 열린 가운데 'BTS 라이브 스크린' 앞에 모여앉아 있는 글로벌 팬들. 이은지 기자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BTS 데뷔 10주년 페스타가 열린 가운데 'BTS 라이브 스크린' 앞에 모여앉아 있는 글로벌 팬들. 이은지 기자
    한낮 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치솟은 17일 오후 1시 반쯤 서울 지하철 9호선 샛강역에서 원효대교까지 1km 남짓을 걷는 동안 거리는 군데군데 보랏빛 상·하의를 걸친 여성들로 북적였다.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 페스타(FESTA)가 열리는 여의도 한강공원을 향하는 팬들이었다. 보라색은 BTS를 상징하는 색(色)이다.
     
    지난 2013년 6월 13일 데뷔한 BTS는 매년 이날을 팬들과 기념하는 축제인 페스타를 열어 왔다. 올해 행사는 특별히 데뷔 10주년을 맞아 'BTS는 어디에나 존재한다(BTS Presents Everywhere)'는 슬로건으로 서울시 등과 협업해 성대한 규모로 개최됐다. 티셔츠와 바지는 물론 가방, 마스크, 신발, 양말, 선글라스, 스티커 타투 등 각각의 아이템을 장착한 팬들은 한강변을 보랏빛으로 물들였다.
     
    인파 밀집 위험이 커 '안전관리구역'으로 분류된 'BTS 라이브 스크린(Live Screen)'은 흡사 실제로 멤버들이 나오는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한강공원 잔디밭에 꾸며진 대형 스크린에서는 이날 정오부터 BTS가 히트곡들을 부른 예전 공연 실황 영상과 뮤직비디오, 지난 페스타 콘텐츠가 계속해서 상영됐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진행된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 행사인  'BTS 10주년 페스타(FESTA)'를 찾은 '아미'(A.R.M.Y·방탄소년단 공식 팬클럽명)들이 조형물 앞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진행된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 행사인 'BTS 10주년 페스타(FESTA)'를 찾은 '아미'(A.R.M.Y·방탄소년단 공식 팬클럽명)들이 조형물 앞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널 위해서라면 난 슬퍼도 기쁜 척할 수가 있었어 널 위해서라면 난 아파도 강한 척할 수가 있었어~" '페이크 러브(FAKE LOVE)'의 도입부가 흘러나오자, 팬들은 일제히 팔을 좌우로 흔들며 리듬을 탔다.
     
    일찌감치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은 팬들은 삼삼오오 모여앉아 BTS 노래를 '떼창'했고, 멤버들의 얼굴을 비추는 화면이 바뀔 때마다 "꺄악" 함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일본·인도 등 같은 아시아권부터 미국·캐나다 등 영미권과 유럽, 케냐 등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관중의 면면만 봐서는 이곳이 한국인지조차 쉽사리 구분하기 어려워 보였다.
     
    한 해외 여성팬은 정국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을 망토처럼 어깨 뒤에 두르고, 동행한 친구들과 BTS의 히트곡들을 계속 따라 불렀다. 보라색 민소매 원피스에, 진한 보랏빛 리본을 머리 양옆에 삐삐처럼 단 채였다.
     
    "매일 만나면 BTS 얘기만 하는" 조카 때문에 '그게 도대체 누군가 싶어' 찾아보다가 자신도 아미(BTS의 공식 팬클럽)가 됐다는 신모(53)씨는 "오늘이 오기만을 기다렸다"며 "만약 평일이었다 해도 연차를 쓰고 달려왔을 것"이라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노원구에서 왔다는 신씨는 "코로나19가 길어지며 우울감을 느끼는 순간이 많았는데 BTS가 있어 견딜 수 있었다"며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특히 많이 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노래 가사처럼 진짜 '내 삶이 온통 너(BTS)'가 됐죠."
     
    17일 오후 '방탄 가족사진전' 포토존에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기 위해 대기 중인 '아미'들. 이은지 기자17일 오후 '방탄 가족사진전' 포토존에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기 위해 대기 중인 '아미'들. 이은지 기자
    보라색 시폰 원피스를 입은 외국인 20대 여성은 자신을 "인도에서 온 '안야'"라고 소개했다. 안야는 BTS 사진을 배경에 두고 폴라로이드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마련된 포토존인 '방탄 가족사진전'에서 꼬박 50분을 대기해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BTS의 노래 중 '피 땀 눈물'과 '아이돌(IDOL)'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안야는 BTS의 의미에 대해 "내 삶을 비춰주는(light up my life) 존재"라고 말했다.
     
    "쓰리(three)-투(two)-원(one), 치즈(Cheese)~!"
     
    방탄가족사진전은 주최 측이 멤버들 사진을 앞뒤로 전시해 한 번에 두 명씩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했음에도 대기 줄이 장사진을 이뤘다. 모자와 양산을 쓴 팬들은 연신 땀을 닦아냈지만, 누구 하나 얼굴을 찡그리지 않았다. 그늘 쪽에서 사진을 찍은 팬들은 '역광이라 잘 안 나온다'고 속상해 하면서도, 스태프들에게 "제 스마트폰으로도 찍어 달라"며 추억을 남기는 데 열심이었다.
     
    페스타 때마다 BTS가 찍은 단체사진을 모아 전시해둔 'BTS 패밀리 포트레이트(Family Portrait)'도 인기였다. 일본에서 온 40대 리코씨는 한국말로 "집에 이미 다 있는 사진들이지만, 그래도 찍는다"며 "10년이 지났는데도 똑같다. BTS는 정말 '영(young)'한 것 같다"고 감탄했다.
     
    BTS 멤버 전원이 직접 추천한 곡들을 팬들이 받아가는 '브링 더 송(Bring The Song): 나만의 BTS 플레이리스트', BTS 활동 10년의 역사를 담아낸 'BTS 히스토리 월' 등도 눈길을 끌었다.

    오후 5시 BTS의 리더인 RM이 직접 진행하는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 오후 8시 반 BTS 히트곡과 정국의 내레이션이 곁들여진 불꽃놀이는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다. RM은 팬들을 만나 데뷔 10주년을 맞은 소회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불꽃놀이까지 약 30만의 인파가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파 안전관리'에는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는 행사 주최 측과 영등포경찰서·소방서 등과 합동상황실을 운영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2천여 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했다.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행사장 주변에는 구급차 통행로가 확보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여의동로 마포대교 남단~63빌딩 앞을 전면 통제 중이다. 또 양화대교부터 한강대교까지 교량과 올림픽대로·노들로·강변북로 등 간선도로에는 교통순찰대 오토바이를 통해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한다.

    팝스타 브루노 마스의 콘서트가 연이틀 열리는 잠실 일대도 '구름 인파'가 모일 것으로 보인다. 걸그룹 '(여자)아이들'과 '마마무' 콘서트도 같은 날 열려 이날 14만여 명이 몰릴 예정이다.
     
    서울시는 주말 동안 행사장 인근에서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BTS 페스타 주최 측과 팬들은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모아 버리는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였다. 길 한쪽에 그물로 된 대형망을 설치해 행사장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일괄 수거하고, 음식물쓰레기는 분리배출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이은지 기자BTS 페스타 주최 측과 팬들은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모아 버리는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였다. 길 한쪽에 그물로 된 대형망을 설치해 행사장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일괄 수거하고, 음식물쓰레기는 분리배출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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