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실종된 타이타닉호 관광 잠수정을 운영하는 회사가 탑승객들을 대상으로 사망하더라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의 면책 서류에 서명을 하도록 한 사실이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타이타닉호를 관광한 사람들을 '사망'이라는 단어가 최소 3번은 적힌 면책 서류에 서명해야 했다.
지난해 7월 잠수정 '타이탄'을 타고 심해에서 타이타닉호를 둘러본 유명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의 작가이자 제작자인 마이크 리스(63)는 WSJ에 "서명한 면책서류의 첫 장에만 '사망'이라는 단어가 세 번이나 들어가 있었다"고 말했다.
리스는 그러나 "구명복을 입는 방법 이외의 별다른 훈련은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잠수정은 돌처럼 가라앉았고 바닥에 도달한 뒤 90여 분간 타이태닉호를 찾으려고 돌아다녔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마찬가지로 타이타닉호를 관광했던 CBS 방송기자 데이비드 포그가 서명한 면책서류에도 "잠수정 탑승 시 신체적 부상이나 장애, 정신적 트라우마, 사망도 발생할 수 있다"며 "이 잠수정은 시제품으로서 어떠한 공인기관으로부터 승인받거나, 검사를 통과하지 않았다"는 문구가 들어가 있었다.
포그 기자는 이처럼 극단적인 내용이 면책서류에 포함됐는데도 서명을 한 이유는 운영사인 오션게이트의 안전성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탑승 시점까지 오션게이트 잠수정 탑승객 가운데 사망자는 물론, 부상자도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잠수정의 안전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전문가들뿐 아니라 오션게이트 내부에서도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오션게이트에 탑승자 보호를 위해 전문 기관의 감독하에 시제품을 테스트하라고 권고했지만, 오션게이트는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해저 약 4000m에 가라앉은 타이타닉호를 탐험하기 위해 나선 잠수정 타이탄은 지난 18일 오전 대서양에서 실종됐다. 탑승자는 영국의 사업가 겸 탐험가 해미쉬 하딩을 포함해 모두 5명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