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하루 앞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퇴임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27일 3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퇴임 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핵 오염수 방류를 저지하고 (방류 대신) 고체화를 시키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퇴임 간담회에서 향후 행보에 대해 "임기 종료 후 단지 마음 정리하면서 휴식 시간을 갖겠다고 하는 게 사치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위원장은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라 늘 바다의 딸임을 자임하고 자부심을 느끼면서 살아왔는데 조만간 후쿠시마 핵 오염수가 방류된다는 데 대해 위기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바다의 딸로서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해 어떤 형태든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더불어민주당 복귀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고민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임기가 1년여 남아 있던 전 위원장과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여권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국무회의 참석 대상에서 제외되고 대통령 대면 업무보고도 하지 못했다.
감사원 감사도 수개월 이어졌다. 감사원은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와 관련해 13개 제보사항 중 6개에 대해 확인한 문제점을 감사보고서에 적었고, 이 중 4개 사안에 대해서만 권익위에 기관 주의 조치를 내렸다.
감사원 감사를 자신의 사퇴를 압박하는 '표적·조작 감사'라고 주장해 온 전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권력의, 권력을 가진 자에 의한, 권력을 가진 자를 위한 정부가 돼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많은 국민이 하고 계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 또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기를 희망한다"며 "권력을 가진 자의, 권력을 가진 자를 위한 그런 정부가 아니라, 낮은 곳에서 국민을 바라보며 국민을 중심에 두는 그런 국민을 위한 정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감사원 감사의 위법성, 감사보고서 조작 의혹 등을 제기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 등을 고발한 상태다.
전 위원장은 "범법 행위를 한 당사자들은 반드시 국민의 이름으로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법적 쟁송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언론 보도를 통해 후임 위원장으로 검사 출신이 오신다고 들었다"며 "검사 출신이 부패 방지 총괄 역할에는 적임자지만, 제가 생각하는 권익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국민권익 구제와 사회적 갈등을 해결 등 역할도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