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dy Soon Curry(한국 이름 이정순씨). 경남도청 제공 전쟁고아로 미국에 입양된 이후 모국을 기억하고 아동들을 후원해 온 이정순씨(Lindy Soon Curry·71)가 '경상남도민'이 됐다.
경상남도는 이 씨를 명예도민으로 선정하고 도민증을 전달했다고 18일 밝혔다. 경남도 LA사무소가 박완수 지사를 대신해 미국에 사는 이 씨에게 명예도민증을 전달했다.
6·25전쟁으로 혼자 남겨진 아이였던 이 씨. 당시 미군이 발견해 그녀를 진해 희망의 집으로 보냈다. 1956년까지 3년 동안 이곳에서 생활하다가 1957년 3월 홀트 입양기관을 통해 미국으로 입양됐다.
타국에서 힘든 시절을 거친 이씨는 데이빗 커리(David Curry)씨와 결혼해 가정을 이뤘고, 1995년에는 서울 동부사회복지관에서 아기를 입양했다.
이 씨 가족은 2000년 10월 진해 희망의 집을 찾았다. 자신도 고아였던 게 마음에 쓰였던 것일까? 미국으로 돌아간 이 씨는 가족과 함께 분기별로 진해 희망의 집 아이들에게 편지를 담아 선물과 후원금을 보내기 시작했다.
또, 진해 희망의 집 아이들을 후원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인 '브리지 오브 호프(Bridge of Hope)'를 설립해 2018년까지 후원했다. 현금 후원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정서적인 성장을 돕고자 피아노·첼로 등의 악기도 지원했다.
매년 2~3명의 입양 아동을 일주일 동안 미국에 초청해 한국입양아대회에서 미국 문화를 체험하고 교류하며 특별한 경험을 쌓도록 전액 후원했다.
지금까지 미국으로 초청한 아이들만 38명에 이른다. 2020년부터는 1년에 두 번씩 보육원 전체에 도움을 주는 기부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씨는 고국을 잊지 않고 그 뿌리를 이은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한다. 하프 연주자이자 한국의 전래동화를 전파하는 스토리텔링을 전공해 미국인들에게 우리나라 전통 민담을 들려주며 한국을 알리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경신재단은 고국 사랑을 실천해 온 이 씨를 경남도 명예도민으로 추천했다. 경신재단 이경민 대표이사는 "고귀한 정신을 간직한 봉사자이자 불우한 아동들의 어머니였던 그의 공로를 기억하고 예우하고자 경상남도의 명예 도민으로 추천했다"고 전했다.
후원 활동을 같이 해 온 이 씨의 가족·지인. 경남도청 제공 이 씨는 경남도 명예도민이 된 데 대해 잊지 않고 기억해 줘서 더없는 영광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경남도 신종우 복지여성국장은 "국경을 넘어 모국을 향한 따뜻한 손길을 보여준 이 씨의 헌신은 큰 감동을 준다"며 "나눔과 사랑의 가치가 도민에게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도는 지난달 미국 해군 진해부대원들의 복지 활동에 감사함을 전하고자 제임스 A. 디파스쿠알레 중령에게도 명예도민증을 수여했다.